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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웃자 Jun 02. 2024

외국인 인권침해

외국인

외국인 인권침해는 무거운 주제다. 기억을 떠올리고 거론할 때마다 불편하다. 하지만 계속 이야기하며 부질없는 희망을 되뇌이고 싶다.


어느날 새벽에 외국인의 전화를 받았다. 그는 서툰 한국말로 울면서 말했다. "지금 눈이 안보이는데 아는 사람이 없고 무서워요."

집에 있는 진통제를 챙겨서 그의 집으로 차를 몰았다. 운전하면서 응급실 서너곳에 문의했지만 지금 입원해도 안과 의사가 없어서 도움이 되지 않으니까 아침에 내원하라는 답변만 들었다. 새벽이라서 영업하는 약국도 없었다.

그의 집은 골목길 구석에 있는 오래된 주택의 옥탑방이었다. 계단은 발을 디딜 수 없을 정도로 가파르고 좁았다. 그의 빨간 눈은 쉼없이 눈물을 쏟았다. 그는 진통제부터 삼킨 후에 상황을 설명했다.

회사에서 외국인에게 용접 보조를 시켰는데 부주의로 각막염에 걸렸던 것이다. 흔히 아다리라고 부르는 증상인데 괴롭겠지만 심각한 질병은 아니라서 안도했다. 한동안 그의 울음 섞인 하소연을 들었다.

외국인은 나의 대안을 거절했고 고향에서 와이프를 데리고 올 때까지 참겠다고 답변했다. 만약에 내가 낯선 나라에서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였다면 나도 비슷한 결정을 내렸을 것 같다.

선배님의 잔재였다. 그런데 과연 누가 이런 상황을 예측할 수 있을까. 매사에 사람을 중심으로 일해야 한다고 다짐했다. 그후로 심리상담 자격증을 공부하고 있다. 외국인에게 작은 도움이 되고 싶다.


해당 외국인이 아닌 다른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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