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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웃자 May 26. 2024

어느 외국인 유학생의 죽음을 추모하며

외국인

며칠 전에 안타까운 기사를 읽었다. 우울증을 앓았던 외국인 유학생이 낯선 나라에서 자살했다. 꿈과 희망을 가지고 대한민국에 왔을텐데 차가운 주검이 되었다. 생전에 그는 우울증 때문에 기숙사 앞에서 나체로 자전거를 탔고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았다. 그렇다면 아마도 당시에 대학교에서도 알았을텐데 자살하지 않도록 고인을 도울 수 없었을까. 우리나라는 자살률이 높은 사회이고 주변에서 자살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자주 들어서 외국인 유학생의 자살은 대수롭지 않게 넘어갈지도 모르겠다.


경찰서에서 수사 통역을 하면서 수많은 외국인 유학생과 외국인 근로자를 만났다.


기사를 접하고 전라도에서 공부하는 외국인 유학생 몇 명이 생각났다. 외국인이 전라도 사투리로 말해서 신기했던 첫만남이 기억난다. 그는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데 지도교수님과 관계 때문에 힘들어했다. 게다가 고향에 있는 아내와 아기들이 보고싶어서 눈물을 흘렸다. 그는 공부와 알바를 병행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알바해서 고향에 생활비를 송금해야 하니까 우울증은 사치일 것이다.



대부분 외국인 유학생들은 이와 비슷한 상황에 있다.  자살 뿐 아니라 다른 범죄로 발현되지 않도록 대학교와 지자체의 도움이 절실하다. 대학교와 지자체는 외국인 유학생과 외국인 근로자에게 정기적 심리 상담을 포함한 다양한 도움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우리나라는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소멸을 해결하기 위해서 외국인 유학생과 외국인 근로자를 받아들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물론 외국인이 근본적 해결책은 아니겠지만 우리나라에서 거주하는 2백만명 넘는 우리의 이웃인 외국인들과 공생하는 고민이 절실히 필요하다. 예전에 지자체에 사업제안서를 제출한 적이 있는데 통과되지 못했다. 더이상 안타까운 죽음이 없도록 작은 도움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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