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질투로 유아퇴행 증상을 보이다

아빠 육아

by 웃자

언젠가부터 첫째가 둘째를 질투하기 시작했다. 엄마가 동생에게 맘마를 주면 옆에서 방해를 하거나 때리는 시늉을 했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어느날 밤에 자다가 일어나서 동생이 없으면 좋겠다고 울었다. 첫째를 품에 안고 등을 쓰다듬으며 한참 거실에서 걸었다. 아내도 둘째와 자다가 울음소리를 듣고 와서 꼭 껴안고 사랑한다고 말했다. 엄마와 아빠가 양쪽에서 뺨을 부비면서 사랑한다고 달래니까 그제서야 웃었다. 아내도 나도 첫째라서 동생 스트레스를 겪었고 나름대로 신경을 쓴다고 생각했는데 부족했던 것일까. 올해 초에 둘째가 태어나고 아내는 조리원에 있었다. 그후에 둘째가 용혈성 빈혈 때문에 입원했을 때 아내는 보호자로 병원에 있었다. 아마 그때부터 동생이 엄마를 빼앗아갔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다. 당시에 어린이집 담임 선생님이 상담을 하는데 아빠와 지내면서 유아퇴행 행동들을 보였다고 말씀하셨던 기억이 떠올라서 미안하고 착잡했다.

동화책 동생이 태어날거야

요즘에 자매는 마주보면 웃고 서로 좋아하는 것 같아서 다행이다. 그런데 가끔씩 첫째는 둘째가 장난감을 가지고 놀면 빼앗는다. 동생이 울면 그제서야 다른 장난감을 가져다 준다. 동생에게 양보할 수 있는지 물었더니 자기 장난감을 입에 넣고 침을 묻혀서 싫다고 대답했다. 잠들기 전에 첫째와 장난을 치다가 장난감 이야기를 들려 주었다. 아기가 잠들면 거실에서 장난감 친구들이 잠에서 깨어나. 예전에 아빠랑 물고기를 구경하러 아쿠아리움에 놀러갔던 날 기억해? 그때 파란색 펭귄 인형을 선물로 샀잖아. 그 펭귄이 깜깜한 밤에 제일 먼저 일어나서 친구들을 깨워. 잘잤니? 빨리 일어나! 아기가 우리를 사랑해주고 놀아줘서 너무 행복해. 그런데 동생이 우리랑 놀지 못해서 슬퍼. 이렇게 우리들은 사이 좋게 같이 춤추고 노래하는데 말이야. 언니가 동생과 함께 장난감을 가지고 놀면 좋겠어. 그리고 아기가 잠들기 싫어서 컵에 물을 마시고 싶다고 떼를 써서 불안해. 갑자기 아기가 거실에 나오면 우리도 놀다가 잠든척 해야하거든. 그러니까 밤에는 아빠가 침대 옆에 놓아둔 물통으로 물을 마시면 좋겠어.

동생 수유쿠션도 차지하려고 한다.

힘들어하는 첫째를 보면서 아내는 서너살 때 처남의 머리카락을 잡고 이리저리 끌고 다녔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나도 동생을 질투해서 괴롭혔던 기억이 있다. 동생이 태어나면 마치 배우자가 바람을 핀 장면을 목격한 것처럼 첫째는 큰 충격을 받는다고 한다. 부모의 사랑을 빼앗겼다고 생각하고 이러한 감정을 유아퇴행으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자연스럽게 대응할 수 있을지 고민이 되었다. 우선은 당분간 첫째 장난감과 둘째 장난감을 구분해서 장난감을 두고 싸우는 일이 없도록 조심하고 있다. 혹시라도 둘째가 첫째의 장난감을 가지고 놀면 조심스럽게 둘째의 장난감으로 바꾸어 준다. 첫째는 아빠와 큰방에서 자고 둘째는 엄마와 작은방에서 자는데 둘째가 잠들면 엄마가 큰방에 와서 첫째를 껴안고 사랑을 표현한다. 둘째가 기저귀를 갈거나 목욕을 할 때 첫째가 도와줄 수 있도록 유도한다. 때때로 첫째가 둘째한테 애정을 과도하게 표현하다가 둘째가 우는 경우가 있다. 그때는 동생을 다치게 하는 행동을 하지 말라고 분명히 말한다. 첫째가 인생의 첫 고비를 순탄하게 넘기고 동생과 잘 지내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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