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새벽에 아내가 혼자서 일출을 보러 갔다. 매년 같이 가서 소원을 빌었는데 올해는 코로나 때문에 우리집 대표로 갔다. 아내가외출을 준비하는 소리에 둘째가 깨어나서 아기띠를 하고 거실을 서성였다. 코로나도 심각하고 아기들도 어린데 내년에 해를 보러 가면 안될까? 아내는 자기만의 징크스라고 이해해 달라고 대답했다. 새해 일출을 바라보며 소원을 빌었는데 그토록 원하지 않았던일이 일어날 수 있잖아? 아내는 그런 적이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은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대답했다. 아내는 해를 보러 갔고 둘째는 아빠 품에서 잠들었다. 잠시 후에 일출 사진이 카톡으로 도착했다. 해는 수평선에서 떠올라 바다를 물들이고 광안대교를 지났다. 일출 사진을 보면서 가족의 행복을 빌었다. 행복이란 무엇일까.이제는 나보다 가족이 우선이지만예전에는 소설책이나 만화책을 읽고 혼자서나 좋아하는 사람과 걸으면행복했다. 아마도 누구나 건강하고 사랑하고 좋아하는 일을 하면 행복하지 않을까. 행복은 비슷한 모습인 것 같다.
새해 일출
반면에 불행은 여러 모습으로 다가온다. 어떤 불행은 부름에 응답하는 것 같다. 불행을 부르는 사람은 자멸하고 주변을 파괴한다. 그때 불행은 죽음의 모습일 수 있다. 체홉의 단편에서 이반 드미뜨리치 체르뱌꼬프는 재채기 한번으로 죽음에 이른다. 죽음으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스스로 자신을 가두거나 사회에서 격리될 것이다. 도스토예프스키의 유작에서 드미트리 표도로비치 카라마조프는 시베리아로 유형을 떠나고 이반 표도로비치 카라마조프는 망상에 빠진다. 불행을 부르는 사람 주변에서 희생되는 사람들이 있다. 사악한 사람이 일으키는 소용돌이에 휩쓸리는 것 같다. 모든 불행을 막을 수는 없겠지만 어떤 불행은 피할 수 있을까. 적어도 불행을 부르는 사람을 가까이 하지 않도록 조심하고 싶다. 여성가족부 알림톡을 보고 범죄자를 피하고 일상에서 분노조절 장애를 보이는 사람을 멀리해도 사이코패스는 알아차릴 수가 없다. 재채기 한번으로 찾아오는 불행도 피할 수 없다.
다른 나비
불을 끄고 누웠는데 첫째가 책을 읽어 달라고 했다. 잠이 쏟아져서 다시 일어날 엄두가 나지 않았다. "대신에 아빠가 이야기 해줄까?" 라고 물었더니의외로 떼를 쓰지 않고 "응." 하고 대답했다. 같이 누워서 팔베개를 하고 무슨 이야기를 할까 고민했다. 아빠의 고민을 눈치채고 나비 이야기를 해달라고 말했다. 아빠랑 공원에서 나비를 봤잖아. 아기가 좋아하는 나비 노래를 불러볼까. 나비야 나비야 이리 날아 오너라~ 나비가 꽃 사이를 날아다니는 모습이 예쁘지? 그런데 나비는 오랫동안 애벌레로 기어다니면서 맘마도 잘 먹고 잠도 잘 자고 친구들과 잘 놀다가 허물을 벗고 날개가 생겨서 하늘을 나는거야. 우리 아기도 잘 먹고 잘 자고 친구랑 놀다보면 언젠가 나비처럼 예쁘고 멋있게 세상 속으로 날아갈거야. "아빠랑 같이 날아가고 싶어." 라고 울먹이며 말해서 "그래 아빠랑 어디로 날아가고 싶은데?" 라고 물었더니 "엄마랑 아빠랑 동생이랑 공원에 가고 싶어." 라고 대답했다. '언젠가 아기가 엄마 아빠 품을 떠나서 세상 속으로 날아가도 항상 사랑하고 기다릴테니까 마음 놓고 꿈을 찾아서 행복하게 살아라.' 라고 혼잣말을 했다. 모든 불행이 아기를 비켜 가고 대신에 아빠를 찾아 오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