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선생님 이별 선물 고민하다

아빠 육아

by 웃자

어린이집 담임 선생님이 퇴사했다. 저녁에 아내와 통화하는 내용을 들었다. 그동안 어린이집 행사가 많아서 교육보다 행사에 신경을 기울였다. 게다가 최근에는 아이들의 코로나 확진에 대해서 책임졌다. 교사들이 원장에게 이러저러한 건의를 했는데 묵살하고 해고했다. 지난 이삼년 동안 첫째를 잘 보살펴 주셨는데 아쉬웠다. 첫째가 내성적이라서 어린이집에 보낼 때 많이 걱정했는데 선생님 덕분에 첫째는 어린이집에서 잘 지냈다. 선생님과 직접 장시간 대화할 기회는 없었지만 가끔씩 첫째를 데리고 등원할 때마다 어린이집 정문에서 인사했다. 나이가 지긋하셨고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당시에 어린이집 학대 뉴스가 많이 보도되었는데 선생님을 만난 후에 안심했다. 반면에 다른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빨리빨리 들어오라고 재촉했고 부모에게 변명하는 이야기를 쏟아냈다. 그때 원장 선생님도 봤는데 인상이나 덩치가 악당 분위기를 풍겼다. 아내는 둘째도 담임 선생님께 부탁하고 싶었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Naomi Shi @ Pexels

며칠째 첫째는 감기 때문에 어린이집에 등원하지 못했다. 코로나에 걸렸나 걱정되어서 자가진단 키트로 검사했는데 다행히 음성이었다. 어린이집에서 한두살 아기도 코로나에 걸렸다는 키즈노트 공지를 보고 어느정도 마음을 내려놓았지만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에는 진정하기 힘들었다. 잠자리에서 첫째에게 앞으로 담임 선생님을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제는 담임 선생님을 만날 수 없어. 슬프지?" 라고 물었더니 "옆반 선생님이 있어서 괜찮아." 라고 대답했다. 부모가 판단하는 선생님과 아이가 받아들이는 선생님은 다른 것일까. "선생님이 많이 혼냈어?" 라고 물었더니 "아니 친구를 혼냈어." 라고 대답했다. 말썽쟁이 남자 아이가 힘이 약한 여자 아이들을 밀치고 넘어뜨린다고 들었다. "선생님처럼 아빠를 만날 수 없어도 괜찮아?" 라고 물었더니 "싫어." 라고 대답했다.

마땅한 선물이 없다

나의 유치원 선생님이 생각났다. 성함도 연세도 기억나지 않지만 편지와 사진은 선명하게 떠올랐다. 선생님은 방학 때 손글씨 편지를 보내주셨다. 어린 나이에도 나를 사랑한다는 느낌을 받아서 편지를 소중하게 보관했다. 지금도 고향집 내방 책상 서랍에 있다. 그리고 유치원에서 무슨 행사를 했는데 선생님과 둘이서 사진을 찍었다. 겨울이었다. 엄마와 선생님이 대화를 나눈 후에 사진을 찍었다. 사진도 편지와 함께 보관했다. 나중에 선생님이 수녀가 되셨고 유럽으로 떠났다고 들었다. 성인이 되어서 선생님을 생각할 때마다 온기를 느꼈다. 첫째도 담임 선생님을 따뜻한 사람으로 어렴풋이 기억할 것 같다. 그동안 스승의 날과 명절 때마다 소소한 선물을 드렸는데 아내의 제안대로 이별 선물도 드릴 예정이다. 누군가 좋은 선물을 추천해 주시면 좋을텐데 아마도 과일이나 스타벅스 기프티콘을 드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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