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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죽으면 벌어질 일

철저하게 돈만 바라보며

by Possible Kim

일체의 감정은 치킨 오븐구이 기름 쫙 빼듯 빼버린다.

철저하게 가족에게 남겨질 돈만 냉철하게 생각한다.


일단 사고사와 병사 중 사고사라는 가정하에 들어오는 돈 중에 큰 건만 보면,

퇴직금 6천만 원, 상해보험 사망일시금 1억, 예금 2천만 원, 주식투자금 6천만 원을 합쳐서 2억 4천만 원.

앞으로 나가야 하는 돈은 아파트 중도금 및 잔금 2억, 가계대출 1억 5천을 합쳐서 3억 5천만 원.

고로 2.4억-3.5억=1.1억의 펑크가 발생하게 된다.


작년에 중국에 집을 사둔다고 가계대출까지 받아 목돈까지 모두 써 버린 터라,

1억 천만 원의 대출잔액은 아내가 상속받아 매달 원금을 상환하게 될 것이다.

코로나로 인해 올해 월 100만 원 넘는 달이 두 달 밖에 되지 않는 아내의 요즘 월급으로는 도무지 계산이 서지 않는 대출잔액이다.


코로나 전에 월평균 급여 180만 원으로 대충 계산해서 월 100만 원씩 상환한다고만 쳐도 대략 9년 조금 넘게 걸린다. 아내는 나를 저주할 것이고 나는 지옥에 떨어져도 할 말이 없을 것 같다.

그럼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일단 들어올 돈을 늘려야 한다.


1. 한 해 고작 몇만 원 아끼겠다고 1억으로 설정해 둔 직장 상해보험 사망일시금 한도를 최대한도까지 당장 늘린다.

-일 년마다 갱신이라 내년부터 가능. 휴~.

2. 마음대로 되지 않겠지만 주식투자에서 수익을 낸다.

-죽기 전에 가능할지나 모름. 몇 년째 손실구간. 아마도 불가능. 이런.

3. 주업에 지장이 가지 않는 선에서 부업으로 부수입을 창출한다.

-게을러터져서 불가능. 이런.

4. 종신보험에 가입해서 사망일시금을 더 많이 받을 수 있도록 한다.

-오늘 보험사 영업시간까지 가능. 휴~.


쉽지는 않겠지만 잘 된다면야 아내는 적어도 1억 천만 원의 대출잔액을 말끔히 갚고

2년 후 새 아파트에서 아이와 함께 새 출발을 하게 될 것이다.

내 죽어서도 남겨진 아내 걱정하는 것을 생각해서 재혼은 하지 말기를.


오늘의 결론 : 죽으면 다 소용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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