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고등)부 은상 - 노어진
할머니, 안녕하세요. 저 할머니 손녀딸 어진이에요. 할머니께서 제가 태어나자마자 돌봐주신 것에 대해서 아주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그런데 할머니의 세대와 지금 저의 세대가 많이 다르다 보니 종종 갈등이 생길 때가 있는데, 제가 일방적으로 저의 세대의 문화만을 고집해서 할머니가 당황하실만한 상황을 만든 것에 대해 죄송하게 생각해요.
할머니 세대에서는 현재의 초등학교 명칭이 소학교, 초등학교였었고, 단발령 등 엄격한 규율 안에서 생활하셨었지만, 저는 초등학교에 다녔었고, 단발령과 같은 엄격한 규율이 없었어요. 그래서 혼자 네일아트도 하고 손톱도 엄청 길렀었고, 머리 염색도 자유자재로 했었는데, 할머니가 할머니 세대만을 고려하시면서 “학생이 무슨 네일아트를 하냐, 학생이 손톱을 저렇게 길게 기르냐,”고 하셨을 때 그때는 저는 할머니 세대가 어떠했는지 몰랐었으니까 “그게 무슨 상관인가요. 할머니는 너무 옛날 스타일만 고집하세요”하고 순간 욱해서 말해버렸었죠.
이제 와서 돌이켜보니 할머니가 그렇게 제게 말씀하신 이유를 알겠더라고요. 할머니는 학창시절에 “학생은 용모가 단정해야 한다,”고 교육을 받았었으니까, 시대적 상황이 그러했으니까, 라고 생각하면서 할머니의 마음을 이해하게 되었어요. 뿐만 아니라 요즘에는 “줄임말”도 많이 등장해서 저도 친구들 사이에서 이야기할 때는 “별걸 다 줄인다” 할 정도로 줄임말을 정말 많이 사용해요. 그래서 습관이 되다 보니까 집에서도 극도의 줄임말을 툭툭 내뱉어서 할머니가 이해하시기 어려운 상황이 종종 있었죠. 인터넷과 스마트폰 등 매체들이 급속하게 발달하고 있다 보니까 저는 그러한 상황에 너무 익숙해져 있었던 것 같아요. 할머니께서 제게 “세종대왕님께서 노하시겠다. 왜 아름다운 한글을 그렇게 줄여 생뚱맞은 단어를 만드는 거야?” 하셨을 때 아차! 싶었어요. “물질문화의 변동 속도에 내가 너무 그것에 의존적이지는 않은가”하고 스스로에게 물음을 던져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한글날에만 한글을 바로 사용하자는 편협한 생각은 버리고, 이제 줄임말 사용을 줄이도록 노력해서 할머니가 당황하실만한, 이해하지 못하실만한 상황은 만들지 않도록 노력할게요. 할머니께서 제가 바르고 고운 말을 사용하기를 바라시는 것을 잘 알겠어요.
그리고 얼마 전에 이모들께서 할머니의 예전 폰을 스마트폰으로 바꿔드렸는데 할머니는 이전에 스마트폰이란 것에 대해 정보도 없으셨고, 접해보신 적이 없으니까 스마트폰의 사용이 익숙하지 않고 복잡하고 어려우실 것 같아요. 할머니께서 전에 저에게 지인분께 사진을 보낸다거나 카톡, 문자메시지를 어떻게 보내냐고 여쭤보셨을 때 제가 귀찮다는 이유로 친절하게 설명을 못드리고 그냥 대충대충 알려드려 새로운 스마트폰 사용에 대해 불편을 드려 죄송한 마음이 들어요. 앞으로는 무슨 일이 있어도 할머니의 상황을 이해하고 행동할게요. 언제나 저를 따뜻한 마음으로 품어주시고 예뻐해 주시는 할머니! 이제 저희 서로의 상황을 이해하여 갈등 없는 행복한 나날을 만들어가요. 사랑해요.
2019.10.23.
노어진 올림.
2019 대한민국 편지쓰기 공모전 수상작
청소년(고등)부 은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