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께

청소년(고등)부 은상 - 서희연

by 편지한줄

어머니께


이렇게 공모전을 통해서라도 어머니께 편지를 쓰게 되어, 하고 싶은 얘기를 할 수 있어서 다행이에요. 비록 어머니께 이 편지가 닿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평소에 못했던 말들을 전하고 싶어요.


고1이 되어 더욱 바빠진 저랑 중1이 되더니 불평만 늘어난 동생에게 더 잘해주고 싶어 열심히 일하는 어머니께 늘 감사한 마음이 커요. 그래서 간호조무사라는 꿈을 이루셨을 때 제가 더 많이 기뻤어요.


중학교 2학년 때였나요? 어머니가 평소랑 다르게 조금 취하신 상태로 제게 이혼 사실을 말했을 때 저는 펑펑 울며 다시 생각해주면 안 되겠냐고 말했어요. 이혼이라는 사실이 너무 충격적이었고, 저 자신이 결손 가정이 된다는 게 너무 부끄러웠어요. 15살이라 더 예민했고 그래서 더 방황했고 성적도 바닥을 찍었던 것 같아요. 왜 그때 어머니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했던 걸까요…. 중학교 3학년이 될 때까지 누군가에게, 저의 친한 친구에게도 부모님의 이혼 사실을 말 못 할 정도로 부끄러웠던 저 자신이 지금 생각하면 너무 마음이 상해요. 이혼이라는 게 당사자에게 가장 큰 결정이었을 텐데 제가 나서서 안 하면 안 되겠냐고 말한 게 너무 죄송해요. 뒤늦게서야 어머니 마음을 돌아볼 수 있게 되었어요. 고등학생이 되어서야 이해하게 되었어요. 제 어머니이기 전에 정지영이라는 한 사람으로서 한 선택을 항상 믿었던 큰딸에게 말했을 때 더 서럽게 울던 저를 보며 무슨 생각을 하셨을까요. 너무 죄송해요.


지금도 이혼을 제게 미안하게 생각하시고 가끔 몰래 우실 때 제가 할 수 있는 게 없어서 너무 죄송해요. 어머니의 행복을 항상 바랐는데 제가 결국 큰 상처를 준 것 같아요. 그런데 어머니 이제는 제게 미안하시지 않아도 돼요. 중학교 3학년 2학기 때 친한 친구에게 이혼 사실을 털어놨어요. 그냥 친구랑 밥 먹으면서 자연스럽게 말했답니다. 그렇게 말하고 나서도 사실 살짝 후회했어요. 그런데 친구는 뜸도 들이지 않고 ‘그랬구나’라며 반응했어요. 그 후에 자신도 부모님이 이혼했다는 사실을 털어놓아 주었죠. 이렇게 저는 둘도 없는 친한 친구가 생겼어요. 또, 최근에는 반대로 친구가 부모님의 이혼 사실을 털어놨는데, 그에 대해 자연스럽게 대화하고 제 부모님의 얘기도 해주었어요. 부모님이 이혼했다는 사실이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는 것을 너무 늦게 알아버렸죠.


어머니, 이제는 누구에게든 부모님 이혼 사실을 밝히는 것이 부끄럽지 않아요. 이혼 사실을 말하면 떠나버릴 것 같아 두려웠는데 나의 잘못, 어머니의 잘못이 아니란 걸 알았어요. 경제적 책임을 등에 업고 저와 동생을 위해 열심히 달리는 어머니께 제가 직접 해드릴 수 있는 게 많이 없지만, 어머니가 바라는 우리들의 행복, 그것을 이루기 위해 있는 힘껏 좋은 성적으로 하고 싶은 것 다 하고 살아가는 큰딸이 될게요. 힘들 때마다 옆에 있어 주셔서 감사해요. 힘들지만 굳건하게 제 옆을 지켜주시고 시험 때마다 일도 힘든데 제 건강 챙기라고 여러 보충제 챙겨주실 때마다 많이 감사해요. 지금은 제 나이가 할 수 있는 일을 제 자리에서 하고 있을게요.


사랑해요, 어머니. 항상 건강 해주세요. 또 우리 엄마 다이어트가 성공하길 바라며! 이만 줄일게요. 정말 많이 사랑해요.


큰딸 서희연 드림.




2019 대한민국 편지쓰기 공모전 수상작

청소년(고등)부 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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