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 춘실이에게

일반부 금상 - 김미희

by 편지한줄

동서 춘실이에게


춘실아! 안녕? 나야 형님이야.


동서, 형님이란 호칭이 우리에겐 훨씬 익숙하지만, 그냥 언니 동생처럼 춘실아~ 하고 친근하게 늘 불러주고 싶은 마음이 있었어. 힘든 공부를 시작해 여러 가지로 혼란스러울 시간, 잘 지내고 있는지 궁금하네.


동서에게 어떻게 진심을 한번 전할까…. 고민하다 말보다 글이 진솔한 내 마음이 잘 전달될 듯해서 편지를 써봐.


사실 갑자기 선택한 약사 공부에 어머님께 육아와 살림을 맡아달라고 선뜻 손을 내민 동서를 보면서, 지금껏 시댁에 한 번도 그런 부탁의 용기를 내보지 못한 나로서는 동서가 너무 당돌해 보이고 ‘세대 차이인가?’ 하는 생각들에 사로잡혀 이해가 잘되지 않았어.


또 어머니께서 그런 동서의 부탁을 흔쾌히 들어주시며 나에게도 “형님이니 힘든 공부하는 동서를 도와주자”라고 하셨을 때는 솔직히 동서의 입장만 이해해주시는 것 같아서 너무 서운하기도 하고 속상했던 건 사실이야. 나도 이런 경험이 처음이다 보니 어떤 감정인지 제대로 알아차리지 못한 채로 동서에게 전화로 속상하고 서운한 내 마음만 풀어내 버렸던 것 같아. 전화를 끊고 혼자서 많은 생각들을 한 것 같아.


동서 역시 어려운 공부를 선택하고 육아까지 어머님께 부탁할 때 얼마나 많은 고민과 생각들을 하고 내린 결정이었을까…. 또 어머니 역시 큰 며느리인 나에게 이해를 바라시며 얼마나 조심스럽게 꺼낸 말들일까…. 이런 생각이 들면서 내 감정에만 치우쳐 동서에게 상처를 주진 않았나…. 너무 미안하고 또 미안했어.


그리고 모든 면에서 완벽 하고자 하는 내 삶의 방식보다 도움이 필요할 땐 가족들과 상의하고 당당하게 도움을 요청하는 동서의 태도를 배우고 싶어. 우리 살아온 환경도, 받은 교육도 서로 다르고 삶의 목표도, 육아 방법도 서로 많이 다르지만 다름을 인정하고, 형님과 동서의 관계를 넘어 언니 동생처럼 서로 의지하고 이해하며 살아가자. 힘든 공부 도전하는 동서의 목표 꼭 이룰 수 있게 응원해줄게! 춘실아! 할 수 있어! 힘내!


추운 날씨 몸 건강하고, 가족 모임할 때 웃으며 또 만나자.


2019.10.9. 부산에서 형님이




2019 대한민국 편지쓰기 공모전 수상작

일반부 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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