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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편지한줄 Feb 11. 2022

술로 힘듦을 달래는 할아버지께

어린이부 장려상 - 김한진

술로 힘듦을 달래는 할아버지께


할아버지 안녕하세요? 저 한진이에요. 할아버지께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 편지를 써요. 올해 갑자기 제가 살고 있는 아산으로 할아버지께서 이사 오셔서 너무 기뻤어요. 그런데 가까이 살다 보니 할아버지께서 술을 드시는 모습을 많이 뵐 수 있었어요. 할아버지께 왜 술을 드시는지 여쭤봤죠. 그랬더니 할아버지께서 "술은 달아, 그리고 너무 힘들 때 술을 마시면 힘이 난다"는 말씀에 깜짝 놀랐어요. 새벽부터 밤늦은 시간까지 많은 족발을 삶고 쉴 틈 없이 장사하시는 할아버지의 하루를 생각해보았더니 할아버지의 말씀에 고개가 끄덕여졌어요. 저라면 벌써 장사를 포기했을 거예요. 저는 할아버지의 잘린 검지 손가락과 나무껍데기처럼 거친 손을 볼 때면 마음이 아파요. 가정형편 때문에 중학교도 마치지 못하고 공장에서 일하시다 손가락도 잘리셨지만 병원에도 다니지 못하셨다는 할아버지의 옛날이야기는 정말 안타까웠어요. 그리고 지금까지 쉬지도 못하시고 매일 일만 하시는 할아버지를 뵈면 너무 마음이 아파요. 그렇게 힘들게 번 돈인데도 제가 갖고 싶다는 것, 먹고 싶다는 것엔 아끼지 않으시는 할아버지를 뵈면 죄송한 마음이 들어요.


할아버지! 매일 제게 공부 열심히 하라고 말씀하시죠? 저 공부 열심히 할게요. 할아버지도 이제 술 그만 드시고 건강하셨으면 좋겠어요. 그래야 저랑 같이 운동도 하고 산과 들로 함께 여행도 다니시죠. 그리고 한진이 때문에 힘이 나고 웃는 일이 더 많이 생기도록 노력할게요 그러니 저와 오래오래 건강하게 함께 살아요. 저는 항상 할아버지를 응원할게요. 할아버지 사랑해요.


2017.5.5

할아버지를 사랑하는 한진이가




2017 대한민국 편지쓰기 공모전 수상작

어린이부 장려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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