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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편지한줄 Feb 11. 2022

반짝반짝 빛나는 너에게

중등부 장려상 - 이현지

반짝반짝 빛나는 너에게


안녕, 오랜만이야. 아마 넌 하루하루를 열심히 채워 나아가고 있겠지만, 내 편지를 읽을 때만큼은 너를 잠시 들여다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해. 요즘 기분이 어때?


네가 열심히 너의 인생을 이루는 조각들을 채워가고 있다는 생각에 저절로 입꼬리가 올라가네. 나는 오늘 너에게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충고하고 자행하며 너의 마음을 헤치고 싶지 않아. 그저 너에게, 너 자신을 믿으라고 얘기하고 싶어. 지금도 나는 할 수 있는데 못해서 후회되는 게 한두 가지가 아니야. 그동안 난 시도조차 ‘안 한’ 거면서 ‘못 한’ 거라고 나 자신을 속여왔지. 새로운 경험은 내 인생을 보다 다채롭게 만들어줄 중요한 열쇠인데, 나는 그 열쇠를 자초해서 버린 적도 많았어.


누구나 살아가면서 자신만의 지론을 만들지. 네가 할까 말까 고민하는 일이 있다면, 당장 해. 네가 할지, 말지 고민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는 것은 아주 큰 기쁨이야. 조금이라도 호감도가 있다는 뜻이잖아. 고민하는 것 자체가 이미 그 일을 하고 싶기 때문 아닐까?


살아가면서 많은 것이 마음에 거슬리고 힘이 들 텐데, 너의 마음을 꿈틀거리게 하는 무언가가 있다는 건 아주 좋은 신호야. 할 수 있다는 자부심을 가져봐. 너에 대한 자부심은 곧 네가 너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이자 믿음이거든. 넌, 네가 그 일을 하고 싶기 때문에 그 일을 해야 해. 뭘 망설여? 명확한 이유가 있잖아. 네가 하고 싶으니까. 그게 가장 중요한 이유이자 네가 하는 일의 원동력이 될 거야. 우리가 새로운 것을 시도할 때 항상 앞서는 생각은 ‘써먹을 일이 있을까?’ 야. 그런데, ‘이것을 통해 무엇을 얻게 될까?’라고 생각하면, 하고 싶은 것이 마구 샘솟으면서 나의 미래에 대한 가능성이 무궁무진하게 보여. 내가 좋아하는 오프라 윈프리의 한 명언을 소개해줄게.


‘너는 움츠러들기보다 활짝 피어나도록 만들어진 존재다’


그동안 수없이 많은 방황과 실수를 해왔지만, 나는 나 자신 말고는 누구도 될 수 없더라고. 하루하루가 인생을 이루는 작은 조각들인데, 너 자신에 대한 불신으로 하루를 허투루 쓰면, 내 인생에게 너무 미안하지. 나는 그저 네가 너 자신을 믿고 좀 더 단단하고 굳건 해졌으면 좋겠어. 어둡다고 투덜대지만 말고 어서 작은 촛불 하나라도 밝혀. 비판가들은 비판하라고 해. 남들이 뭐라고 하는 게 뭐가 중요해. 네 인생의 주인공은 너인데. 가슴 깊은 곳에 우리가 원하는 것이 있을 때 조차에도. 훌륭한 일을 해내고 싶고, 훌륭한 사람이 되고 싶을 때 이런 말들이 나를 상처받게 하지.


너에게도 벽이 있니? 하고 싶은 게 있는데, 남들이 무시하고 반대해서 엄두가 안나? 모두들 이런 식의 말을 들은 적이 있을 거야. 너에게는 필요한 자질이 없다, 너는 못한다, 너를 지지하는 사람은 없다, 이 길은 어려울 거다. 우리는 모두 이런 말을 들어. 이런 말들은 우리에게 그냥 지나가는 바람 정도가 아니야. 완전히 부숴버리지. 나 또한 거의 부서졌어. 근데 있잖아, 그건 그냥 남들이 만들어 놓은 거다? 넌 그저 이런 말을 듣고 싶었을 거야. 


“괜찮아, 너는 충분히 할 수 있어. 자신감을 가져. 너는 할 수 있는 사람이야.” 


나도 그랬어. 나도 심리 상담에 간 적이 있거든. 그때는 코로나 19 바이러스로 내 일상생활이 완전히 망가진 때였어. 학교도 못 가고, 학원도 못 가고, 외식도 못하고, 여행도 못 가고, 친구들이랑도 만나지 못하고, 그냥 집에만 있었어. 원래부터 무언가 새로운 것을 좋아했던 나에게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너무나도 큰 충격이었고,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생각에 너무 침울했어. 나는 무능력한 사람 같았어. 왜냐고? 다른 사람을 만나지 않으니까 내 능력을 인정해 줄 사람이 없었고, 친구들과 팀워크도 안됐어. 재미있었던 학원도 끊었으니까 인생의 낙이 없었어. 내 심리 상태는 점점 악화되었고, 이룰 수 있을 거라고 확신했던 법조인의 꿈마저 내가 이 길을 걸을 수 있을까 확신이 안 차더라고. 그래서 심리상담 센터에 갔어. 약 3시간가량 테스트를 했는데, 테스트 결과는 내 본성을 정확히 꿰뚫고 있더라고. 신기했어. 그리고 그날 이후, 나는 나를 더 잘 알게 되었지. 난 선생님께 울면서 말했어.


“선생님, 제가 잘할 수 있을까요?”


선생님은 명확한 답을 주지 않으셨어. 아마 이 질문에 대해서는 스스로의 생각이 조금 필요할 것 같다고 느끼셨나 봐. 그런데, 나는 노력을 하지 않고 있더라고. 나에게 상처가 되는 타인의 말을 무시하는 노력을 안 하고 있잖아. 남들이 내가 가려는 길은 험하고 어려운 길이라고 하면 그 말은 철석같이 믿고 ‘이러면 어떡하지 저러면 어떡하지’ 하루 종일 생각했어. 이건 내가 잘할 수 있는 노력이 아니더라고. 너의 성공은 남들이 만들어 놓은 벽을 네가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서 달려있어.


인생은 너의 선택들이 모여 이루어지는 거야. 너를 비난하는 사람들의 말에 너의 감정을 너무 할애하지 않았으면 해. 나에게는 나를 응원해주는 사람이 있었고, 나는 확실한 꿈이 없는 것이 정상적이라는 것을 깨달았어. 꿈은 죽을 때까지 바뀌는 거야. 앞으로도 오랫동안 너의 꿈이 확실하지 않을 수 있어. 네가 해야 할 것은, 그저 너의 꿈을 끝없이 찾아가는 거야. 에베레스트 산을 하루 만에 오르는 사람은 없듯, 꿈을 찾는 과정은 천천히, 꾸준히 거쳐 나아가야 해.


난 알아. 네가 열심히 살아가려고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지. ‘난 많이 노력했는데 왜 알아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지’라고 생각한다면 그건 큰 오산이야. 난 지금까지 열심히 달려온 너에게 그저 말없이 안아주고 토닥여 주고 싶어. 넌 앞으로 올라가야 할 언덕이 아주 많이 남아있어. 하지만 분명한 것은, 정상 도착보다 중요한 건 정상에 올라가기까지의 과정이라는 걸 절대 잊지 마. 그리고 넌 지금 그 과정을 누구보다 떳떳하게, 아주 잘 해내고 있어. 정상에 발돋움하는 그 과정부터 정상에 도착했을 때, 그리고 그 뒤까지 너에게는 언제나 내가 있어.


현지야, 인생은 길어. 나는 네가 넓고 멀리 바라보고, 천천히 서둘렀으면 좋겠어. 무슨 뜻인지 잘 모르겠다고? 이 얘기를 잘 숙지해 놓았다가 잊힐 때쯤 곱씹어봐. 난 네가 이 의미를 스스로, 되도록 빨리 터득하고 체화시켰으면 좋겠네.


늘 나에게는 누군가의 시선에 비친 내 모습을 완벽하게 하기 위해 나 자신이 없어져야 했던 나날들이 있었지. 그 시간 동안 겉으로는 강한 척 괜찮은 척했던 많은 일들이 나에게는 큰 상처가 되어 썩어 있다는 걸 깨닫는 순간 모든 것들이 의미가 없어지더라고. 타인을 위해 완벽한 나보다는 나 스스로 행복한 삶을 찾고자 열심히 올라간 일의 계단을 나와 함께 밟아보는 건 어때? 난 지금 내가 뭘 좋아하는지 무엇을 하면 행복한지 찾는 시간을 보내고 있거든. 너 자신을 믿어. 넌 네 인생의 주인공이니까. 너는 너의 인생을 누구보다 아껴주고, 아름답게 꾸며주어야 하는 사람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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