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편지한줄 Jan 20. 2022

나에게 쓰는 편지(너의 꿈을 찾아)

초등(고학년)부 대상 - 이승우

나에게 쓰는 편지(너의 꿈을 찾아)


안녕? 승우야~

가만히 앉아 있어도 땀이 주르륵~ 더운 여름이 왔나 봐. 잠깐만 놀다가 들어와도 땀에 옷은 젖고, 여기저기 돌진하는 모기와 벌레들 때문에 밤마다 정신이 없는 걸로 보니 이번 여름도 무지 덥겠어~


나에게 편지라니...! 참 신기하고 어색하다. 왠지 내가 한 명 더 있는 것 같다고 할까? 아무튼 이렇게 나에게 편지를 써 보긴 처음이야. 코로나 때문에 계속 두렵고 걱정인데 건강하게 아픈데 없이 잘 지내줘서 고마워. 이건 나를 정성껏 돌봐주시는 부모님 덕분이겠지? 요즘 주위에 가족이 있고, 사랑하는 친구들, 다정한 선생님과 함께 매일매일 일어나는 평범한 일들일 얼마나 고마운지 몰라. TV에서 코로나로, 사고로 가족을 잃은 사람들을 보면 나도 눈물이 나더라.


내가 초등학교에 들어온 지도 벌써 5년째가 되었구나. 가끔은 1, 2학년 귀여운 동생들을 보면 나도 저렇게 꼬맹이였던 적이 있을까?  생각하게 되더라. 승우 너는 12살이 된다는 걸 상상해보았니? 금방 형처럼 너도 중학교에 가야 하고 키도 커야 하고, 너의 미래를 위해 공부도 해야 하잖아. 잘할 수 있을까?


5학년이 될 때까지 너는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잘할 수 있는지 알지 못했지? 너는 장난도 잘 치고 호기심도 많고, 누구보다도 신나게 노는 아이였잖아. 그런 에너지가 어디서 그렇게 나왔는지 놀라워~ 너의 그런 장난이 참 재밌고 기발하다고 생각했어. 기억나니? 예전에 네가 엄마에게 여쭤보았지? "엄마 모기랑 개구리도 생일이 있어요?"라고 말이야. 엄마는 한참을 웃으시다 당연히 생일은 있고, 생일은 누구에게나 소중한 날이고, 그래서 엄마는 정말 행복하다고 말씀해주셨잖아.


그래서 엄마가 기다리는 집으로 가야 하니까 개구리도 함부로 잡지 말고, 곤충도 함부로 죽이면 안 된다고 말이야... 형과 나를 낳으시고 풀 한 포기도 함부로 꺾지 않으신다는 엄마의 말씀을 늘 기억할 거야. 또 한 번은 아빠의 면도기가 궁금해서 턱에 대보았다가 피가 나서 놀란 적도 있고 말이야. 언젠가 평온한 어느 일요일에 온 가족이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을 보고 있는데 구슬을 콧구멍 안에 집어넣어서 급하게 아빠랑 응급실에 다녀온 것도 생각나. 지금 생각해 보면 너도 참 어리고 개구쟁이였나 봐. 하지만 그때마다 네 주위에 부모님과 형이 너를 진심으로 걱정해주고, 열심히 대답해주고 지켜주었잖아. 생각해 보면 너는 형한테 장난감으로 심술도 부리고 맛있는 거 더 먹겠다고도 하고, 부모님께 놀고 싶다고 투정도 해서 사랑하는 가족들의 소중한 사랑 모르고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은 아닌지 생각해봐. 참 감사할 일인 것 같아... 그렇지?


작년 생일 선물로 받은 '꽃들에게 희망을' 책으로 너는 너의 꿈을 조금씩 찾아가 보려 했지. 너 그때 그 책 읽고서 큰 용기와 감동을 받았다고 했잖아. 노랑 애벌레가 나비가 되는 모습을 보면서!! 너의 이리처럼 응원하고 기뻐하고 너의 꿈을 이룬 듯 좋아했잖아! 그 책을 읽기 전에는 친구들과 경쟁하며 공부한다는 생각에 지루하고 친구들이 하니까! 너도 해야 해서 하기 싫었잖아... 물론 공부도 어려워서 싫었지만... 친구와 경쟁하는 것이 너무 마음이 힘들다고... 지금도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니?


올해 독서발표대회에 친구들과 함께 나가서 대상을 받은 것 정말 축하해! 처음에는 책도 어렵고 뭐부터 해야 하는지 몰라서 어려웠는데 한 달 동안 친구들과 함께 책 읽고 이야기하고 함께 자료도 만들면서 차근차근해보았잖아! 놀고 싶고 게임하고 싶어도 모두 으쌰 으쌰 하면서 격려해주었지... 특히 친구들보다 더 많이 자료를 찾으려 애쓰고 더 많이 공부해보려고 노력했던 모습은 정말 멋있었어! 내가 무엇인가 도움 줄 수 있는 노력을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에 스스로도 뿌듯했어.


친구들과 예선을 거쳐서 본선의 큰 무대에서 발표할 대 엄청 떨렸지? 지금도 그때 생각을 하면 가슴이 두근거리고 온몸에 힘이 빠지지 않아?  정말 떨렸어! 가까스로 발표를 마쳤을 때 다리가 후들거리고 쓰러질 것 같았지만 그런 좋은 경험을 해 본 것도 감사할 일이었다고 생각해. 위기의 순간에도 모두 잘 넘어갔잖아. 대상을 받았다고 들었을 대 그동안 친구들과 고생했던 시간들이 생각나서 눈물이 날 것 같았잖아? 그렇지? 친구들과 함께 경쟁도 하지만 서로 돕고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면 목표를 이룰 수 있다는 것을 느끼면서 경쟁이 나쁜 것은 아니구나~라는 생각도 하게 되었지. 친구들과의 협동의 필요도 알게 되었고 말이야.


승우야, 너를 사랑하는 가족과 소중한 친구들이 있고 네가 꿈을 향해 포기하지 않고 꿈을 찾아 나아간다면 진짜 승우 너의 모습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나는 믿어. 승우 너는 꼭 언젠가 너의 꿈을 찾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 희망을 주는 사람이 될 거라고 말이야... 책 속에 있는 노랑 애벌레처럼! 그러기 위해서 오늘도 내일도 너에게 주어진 일을 미루지 않고 성실하게 실천해보자. 파이팅! 승우를 사랑하는 가족을 기억하고 소중한 친구들을 떠올리면서! 그럼 너의 소중한 꿈을 응원하며 이만 줄일게! 안녕~!


2021년 7월 9일

멋진 나비가 되고 싶은 승우가 나에게




2021 대한민국 편지쓰기 공모전 수상작

초등(고학년)부 대상

작가의 이전글 미래의 생물학자를 꿈꾸는 나에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