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메카닉일까, 엔지니어일까

by 브로


"헤이, 메카닉!"
"아 유 엔지니어?"

항공정비사로 일하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말들이다.
일에 집중하다가도 문득, 궁금해졌다.
나는 메카닉일까, 엔지니어일까?




항공 메카닉

항공 메카닉은 많은 사람들이 상상하는 바로 그 모습이다.
비행기를 직접 만지고, 문제를 찾아내며,
고치고, 다시 날 수 있게 만들어주는 사람.

비행기 앞에 서서, 손끝으로 상태를 읽어내고,
정비하고, 수리하고, 때로는 개조까지 맡는다.

기체의 숨소리를 듣고, 작은 이상도 놓치지 않기 위해
매 순간 신경을 곤두세운다.




항공 엔지니어

항공 엔지니어는 조금 다르다.
정비를 직접 하진 않지만, 정비가 제대로 이루어지도록 설계하는 사람.

내일 비행할 항공기의 상태를 점검하고,
정비 계획을 세우고,
부품들의 수명을 관리하며,
비행이 문제없이 이어질 수 있도록 돕는다.

정비 현장의 뒤에서, 조용히 전투를 준비하는 전략가에 가깝다.





라인 정비사 vs 공장 정비사

그렇다면 라인 정비사와 공장 정비사는 무엇이 다를까?

라인 정비사

라인 정비사는 활주로 곁에서 살아간다.
이륙을 앞둔 비행기, 착륙한 비행기의 상태를 신속히 점검한다.

비행기가 활주로를 향해 나아가는 마지막 순간까지,
모든 이상을 잡아내고, 모든 걱정을 떨쳐내야 한다.

그래서 라인 정비사에게는 빠른 판단력과,
비행기를 배웅하는 따뜻한 손길이 필요하다.





공장 정비사

공장 정비사는 비행기를 격납고로 데려온다.
조금 더 깊이, 조금 더 치밀하게,
항공기의 뼛속까지 점검하고 고친다.

타이어, 기체, 전자 장비.
각자의 전문 영역에서,
보이지 않는 작은 균열까지 찾아내는 사람들.





공장 정비와 창 정비

공장 정비는 운항을 마친 비행기의 상태를 점검하고,
기록을 분석해 작은 문제까지 정비하는 일이다.

반면, 창 정비는 비행기를 거의 해체하다시피 하여
노후된 부품을 새것으로 교체하고,
다시 태어나게 만든다.

시간과 비행 횟수, 그리고 치열한 기록 관리 속에서
안전한 비행을 위한 새 출발을 준비하는 일이다.





우리는 모두, 항공정비사다

메카닉이든, 엔지니어든, 라인이든, 공장이든.
호칭과 역할이 다를 뿐,
우리가 지키는 건 하나다.

하늘을 나는 비행기가,
무사히 돌아올 수 있도록.

그 믿음 하나로, 오늘도 우리는 비행기 옆에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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