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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르시 May 18. 2023

마땅히 행할 길을 아이에게 가르치라

캘리그라피 묵상

난 요즘 엄마이다

아니 요즘 엄마보다 

더 아이를 챙기지 않는

가르치지 않는 엄마이기도 하다

내가 중요하다.


그래서 아이에게는 쉬운 선택을 한다.

티비를 보여주며 밥을 먹이는게 쉽고

유툽을 보여주며 설거지를 하는게 쉽고

장난감 정리를 시키는것보다 내가 나서서 하는게 쉽다

놀이터가서 친구들과 어울려 놀때 나는 좀 쉬고 싶기도 하다



물론 

위에 적은것 다 그래도 된다.

하지만.. 마땅히 가르쳐야 할 것들은 가르쳐야 한다.

생활태도 습관은 처음이 어렵지 나중은 오히려 수월해지는게 육아이기도 하다




금쪽 내새끼를 보았다.

어렸을때부터 많은 영상 노출로 아이가 후천적 자폐를 가지게 된 모습을 이야기했다.

그리고 오은영박사는 덧붙여서 이야기한 부분은

아이는 모든 영역을 배워야 한다고 한다.

놀이터에서 아이들과 친해지는것 방법조차도.


거기서 나의 머리를 쿵 친것 같았다.

'아.. 다 가르쳐야 하는구나.. 저 말씀 묵상의 내용과 비슷한 맥락인것 같다'



그런데 문제는

나는 나를 사랑하지 않고 내안에서 나의 탓을 먼저 보는 엄마라.

놀이터에서 아이들과 어울려 놀고 있는 나의 딸을 보면

나의 딸의 단점이 보인다.

'너가 그러니까 아이들이 안놀아주지'

'너가 양보를 안하는 편이네.. '

'너도 아이의 의견을 따라 주어야지'

'넌 왜 애들 다 순순히 다 알아서 엄마가 가자면 가는데 너는 왜 계속 버티니.. 친구들은 엄마가 가자고 하면 알아서 잘 가잖아'


난 내 아이를 비난하고 있었다.

내가 나를 비난하는것처럼..


어제 놀이터에서 마음속에 자꾸 아이를 비난하는 나의 모습을 보고

너무 힘들었다. 말로 꺼내지 않았지만..

계속 비난하는 마음이 아이에게 들어 너무 버거웠다.

많이 자고 푹 쉬었는데도.. 그래서인지 너무 피곤했다.



그리고 어제 피곤했던 이유는 한가지 더 있다.

경력상담3일차..

경리 업무는 10년 가까이 했지만 자신이 없었다. 계속 자신이 없다.

고등학교 나와서도 할 줄 아는 수준으로만 하는 10년차이기에 자신이 없었다.

경력상담자에게도 이런 나의 모습들을 얘기하니

냉정히 말하자면 겉보기엔 지금 말하는 말들이 맞다고 한다.

10년차이지만 '경리프로그램 다룰줄 모르고', '5년이상된 서류 정리들은 어떻게 보관할지 모르고', '기장만 이용하여서 자체 기장 못하고 결산못하고' 그런 수준이라면 업무능력적인 부분에서는 고등학교 졸업후 며칠 일 가르치면 할 수 있는 응대 업무라고 한다. 맞다. 뼈때렸다.


나름 아둥바둥 열심히 일해왔는데.. 계속 쳇바퀴 제자리였다.


도서관에서 경리공부를 더 하기 위해.. 10권중 2권은 경리업무책 4권은 자아책 2권은 육아책이라면...

손에 자꾸 잡는 책은 자아책이였다. 경리에 관심이 없다. 성장해야 된다는것 알면서 관심이 없다



경력상담자가 적성분석을 해주다가..

중간중간 이 분야에 관심이 있는지 물으셨다.

비폭력대화등 관심있는 분야등을 계속 내가 언급하고 그러니..


상담소장님은

상담가, 사회복지사, 직업상담사는 어떠냐고 물으셨다.


나는'아! 관심은 있어요. 하지만 저 제 자신도 이렇게 자존감 낮고 계속 끌어올리기위해 고민하고 그러는데 어찌 제가 다른 사람을 끌어올리고 돕겠어요.'라고 했다.


상담 소장님은..이렇게 말했다

'제가 왜 직업상담사로 이렇게 이 분야에 성공하고 지금 당신을 돕겠어요? 직업으로 일로 개고생을 해봐서.. 오래 다니지 못하고 계속 힘들어봤어서 그 고통을 겪어서 많은 사람들의 고민을 이해하고 도울 수 있는거예요. 그러니 당신도 할 수 있는 힘이 있어요.'라고 얘기하셨다.


5년후 내가 경리를 계속 한다면.. 5년후 미래는 잘 그려지지 않는다. 그냥 비슷하거나 좀더 조금 나은 연봉을 받을 것 같다.


5년후 상담사, 사회복지사로 있다면.. 그래도 좀 더 공부하며 일을 하지 않을까 싶다. 아직 이 분야 서적을 읽어보지도 않기에 이 방향으로 갈지 안갈지 모르겠지만.. 관심이 가고.. 뛰어들고 싶기도 하다.


다만, 아이 육아와 함께 일을 병행해야 되는 부분이라

그런 시간적인 부분을 물었는데 경리업무와 비슷할것이고 여자 집단이라 야근생활이 많은 집단은 아니라고 했다.


새롭게 시작하자.

나의 이 바닥침들이.. 

나의 이 생각들이 누군가에게 힘이 되고 디딤돌이 되고 방향이 되도록 잘 찾아나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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