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터뷰6. 신재생에너지를 좋아하는 체크 남방 공대생 이야기
필자의 친구이자 현재 신재생에너지기업에 1년 이상 재직 중인 [고무리갈사람] 님과의 업터뷰. 친구들과의 단체 카톡방에서 고기 무한 리필 먹으러 가자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분명 대학 시절 체크 남방을 즐겨 입던 공대생이었으나, 자신은 그런 적 없다고 발뺌한다.
업터뷰 첫 공대생이네. 학교에서는 어떤 걸 배웠어?
우리 학과는 공대에서도 자원개발 쪽인데 쉽게 말하면 석탄, 석유, 광물 같은 것들을 찾고, 캐고, 제련하는 걸 배우지.
대학생 때 대외활동이나 인턴을 많이 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대외활동은 대충 20개쯤? 인턴은 3번 했었어.
그렇게 열심히 활동하면서 어떤 걸 느꼈어?
기후변화 관련 연구재단에서 인턴을 7개월 정도 했었는데, 그때 만난 사람들 학벌이 다 좋았어.
그때 우리 학교에 대한 아쉬움이 들었지. 나는 우리 학교에서 사람들을 모으고 활동하고 싶어도, 학생들의 참여가 너무 저조했고 주체적으로 하지도 않았거든. 나도 대외활동은 열심히 했지만 학과공부는 잘 안 한 편이었고. 근데 여기 인턴을 하며 만난 사람들은 학과공부도, 어학점수도, 공모전이나 대외활동도 잘 챙기고 연애까지 잘하는 거야(부들..) 말 그대로 ‘갓생’ 사는 사람을 많이 만났어. 그래서 다른 학교 대학원에 진학해서 주변에 대단한 사람들을 더 많이 두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
또 다른 인턴으로 빅데이터 교육을 6주 정도 받고 공공기관에서 일하는 국가사업에 참여한 적이 있어. 그건 되게 아쉬운 경험으로 남아있지. 뭔가를 제대로 배우기에는 짧은 기간이었고, 또 내가 간 공공기관에서는 담당자들이 뭘 하려는 의지가 크게 없었어. 그냥 “있다 가라~”이런 느낌? 이런저런 일을 해보고 싶다고 말해도 상황상 어렵다고만 하고.. 그래서 정말 그냥저냥 있다가 왔지.
지금은 어떤 회사에 다녀?
태양광 관련 기업이고, 나는 사업제안서를 작성하거나 사업이 수행될 수 있도록 여러 업무를 하고 있어. 해외 원조 쪽으로도 일하고 있고.
왜 그 회사에 취직했어?
나는 재생에너지 쪽에서 일하는 게 오랜 꿈이었어. 사회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었거든, 공학적으로.
그래서 공기업이나 대기업에 가는 게 가장 큰 목표였는데, 취준 기간이 2년 반~3년 정도로 길어지다 보니 일단은 돈을 벌어야겠다 싶어서 중소기업이지만 지금 회사에 들어오게 됐어.
공대생은 전기나 화학, 기계 쪽이 많고 태양광 쪽에는 사람이 많이 없다 보니 회사에서 내 포트폴리오가 마음에 들었던 것 같아.
지금 회사 생활은 어때?
딱 내가 하고 싶던 일을 하니까 좋긴 한데 월급이 적어서 고민이 되기는 해.
이직할 생각도 있겠네?
그렇긴 한데, 당장은 없어. 지금 하는 사업이 너무 재밌어.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해외의 에너지 관련 정책도 분석하고 있는데, 재밌고 잘 맞는 일을 하는 것 같아.
이직하게 된다면 공기업은 아닐 것 같아. 공기업에 가고 싶었던 이유는 공기업에 가면 우리나라 에너지 정책에 대해 내가 뭔가를 할 수 있을 줄 알았거든. 요즘은 중요한 건 이미 다 정해져 내려오고 나는 그냥 정해진 일만 하는 거라는 생각이 들어. 정부에 따라서도 영향을 많이 받는 분야 같아서 아마 이직해도 규모만 키워서 또 사기업으로 하지 않을까 싶어.
직업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관은 뭐야?
내가 좋아하면서 잘할 수 있는 일이어야 해. 그 어려운 걸 해내느라 취업이 늦었지. 나는 취업 준비할 때 에너지 외에는 생각해 본 적이 없어.
하늘에서 300억이 뚝 떨어진다면, 일을 계속할 거야?
응 난 계속 다닐 것 같긴 해.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으니까. 복권이 당첨된다면 대학원을 다닐 것 같아. 이 분야를 잘하고 싶고 뛰어난 사람이 됐으면 좋겠어. 대학 때 공부를 열심히 안 했더니,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전공이 잘 안 맞아서 이런 생각을 더 많이 한 것 같아. 지금 일하는 분야에서 전공 지식이 도움 되는 건 1% 정도거든.
마지막으로 진로를 고민하는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나는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려고 되게 오래 버텼는데, 그때로 돌아가면 다양하게 찾아볼 것 같아.
난 ‘이 분야에서 일해야겠다’ 만 생각하고, 내가 그 분야에서 뭘 할 수 있는지는 생각 못했거든.
빨리 취직하고 싶다면 다양한 분야에서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를 찾아보고,
하고 싶은 분야가 뚜렷하다면 그 분야에서 뭘 하고 싶은지를 찾으면 좋을 것 같아.
또, 영어는 점수보다 실제 의사소통이 중요하다는 것도! 갑자기 뜬금없게, 내가 가고 싶었던 곳에서 기회가 생겼는데 그걸 못 잡았어. 요즘은 일하는데 해외 출장도 가고 하다 보니, 기회가 있을 때 영어 회화는 챙겨야 할 것 같아.
[그때 그 순간]
해외 출장 갔을 때 한 컷!
-고무리갈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