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저리
차가운 것이 몸에 닿는다.
그렇게 원하는 대로 보내줬건만
그렇게 원하는 대로 떠나 줬건만
시린 마음은 좀처럼 가시질 않는다.
아픔을 참는 게 맞는 건지
고통을 견뎌내는 게 맞는 건지
지나가는 사람들을 붙잡고 물어보고 싶지만
머릿속에서는 안 된다고
마음은 절대 그러면 안 된다고
나를 붙잡고 또 붙잡는다.
진저리가 나는 '밤'이다.
진저리가 나는 하루다.
차가운 공기가 허공을 맴돈다.
실낱같은 희망이 사라진다.
잠깐의 행복한 꿈도 사라진다.
괴로움에서 벗어난 자리
한없이 애처롭게만 보인다.
아프다.
진저리가 날 정도로 아파서 발을 동동 구른다.
많이 속앓이를 했고, 많은 상처에 마음을 다쳤고, 무수한 거짓말에 진저리를 친다.
지치도록 나를 바라봤고, 내면의 나를 놓지도 못했다.
파란색이 아니라면 하얀색을 하얀색이 아니라면 초록색을 이도 저도 아니라면 그냥 여백으로 남겨졌으면.......
바람은 불어도 마음은 흔들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저 숨만 쉴 수 있다면
그림자도 아닌 또 다른 '나'도 아닌 그냥 '나'로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