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은 해체됐고, 나만 다른 팀이었다.

해체된 팀, 나만 다른 팀으로 발령 받았다.

by 왕감자감자

우리 팀이 해체된 뒤,
회사는 생각보다 빠르게 우리를 갈라놓았다.


같이 일하던 팀원들은

모두 경영지원총괄팀으로 발령이 났다.


단체로 옮겨간다는 것,
어디서든 서로 기대며 일할 수 있다는 건
어쩌면 작은 위로였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무리 속에 나는 없었다.

나는 혼자,
낯선 팀으로 던져졌다.


처음엔 그저 어색했다.

그러다 곧 불안이 몰려왔다.


같은 사무실에서 매일 같이 보던 얼굴들이었지만

유난히 낯설었다.
하는 일도 달랐다.


나는 공급망을 관리하는 SCM업무를 맡고 있는데,
이곳 팀원들은 전부

A/S, 기술지원, 영업 업무를 하고 있었다.


하루 종일 고객 대응, AS 일정을 논의하는 회의 속에서

발주량, 수입 일정이나 재고 운용을 이야기하는 건

나 혼자뿐이었다.






같은 공간.

다른 세계.


나는 말 그대로 혼자였다.


회의에 앉아있어도,
점심을 같이 먹어도,
대화 주제 하나, 업무 방식 하나
겹치는 게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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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인사팀을 찾아갔다.
조심스레 물었다.

"저는... 왜 다른 팀으로 발령이 난 건가요?"

담당자는 애매한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왕감자님은 경영지원총괄팀보다는

C서비스팀 쪽으로 보내라는 윗선 지시가 있었어요."

그게 전부였다.


누구도,
왜 나만 혼자인지 설명해주지 않았다.

누구도,
왜 이곳이어야 했는지 알려주지 않았다.

그저 발령장 하나, 자리 하나 던져주고,
‘적응하라’는 것뿐이었다.


심지어 새로 소속된 C서비스팀 팀장조차
내가 온다는 걸 알지 못했다.

"아, 왕감자님이 오셨군요...

자리 여기로 하세요."


그 어색한 한마디로
내 존재는 시작되었다.

환영도, 설명도 없는 시작.

나는 더 깊은 고립 속으로 빠져들었다.






팀장님의 마지막 조언



며칠 뒤, SCM팀장님이 복귀했다.

조용히 불려간 자리.


나는 마지막 기대를 품고 면담에 임했다.

혹시라도,
어떤 계획이 있었던 건 아닐까.
혹시라도,
나를 위한 배려였던 건 아닐까.


하지만 팀장님의 입에서 나온 말은
생각보다 덤덤했다.

"왕감자님은 아직 신입이니까
너무 깊게 고민하지 말아요."

"이런 일은... 회사에서는 흔한 일이야."


나는 참을 수 없어 물었다.

"팀장님, 그런데 왜 저만 다른 팀으로 간 건가요?"


팀장님은 잠시 말을 아꼈다.
그리고 조심스레 답했다.

"왕감자님은, 앞으로도 C제품을 전담하게 될 거야.

원래도 그쪽 업무를 해왔지만,

이제는 더 공식적으로,

제품 발주부터 공급망까지

모든걸 책임지는 역할을 맡아줘야해"


"그리고 회사에서도
왕감자님을 유의 깊게 보고 있어

열심히 하면 주재원 기회도 생길 거야

그러니 다른건 신경 쓰지 말고,
묵묵히 하자"


팀장님은 따뜻한 위로의 말을 건냈지만

왠지 거리를 두는 조언 같았다.

나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조용히 남겨진 자리


결국 회사는
내가 무엇을 느끼든 상관하지 않았다.


내가 혼자인지,
적응할 수 있는지,
외롭지는 않은지.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았다.


필요한 사람을
필요한 곳에
필요한 순간에 배치하는 것.
그게 회사였다.


나는 그렇게,
낯선 팀 한가운데에 홀로 남겨졌다.


아무도 묻지 않았다.
아무도 설명하지 않았다.


그저 나는,
혼자서 버텨야 했다.

그리고 다짐했다.


이곳에서도,
누구도 기대지 않고 살아남겠다고.

누구에게도,
필요 이상의 기대를 걸지 않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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