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 선언 후, 나는 몰래 살아남기 시작했다

아무도 관심 없는 자레에서 키워낸 단단한 성장

by 왕감자감자


서비스팀에 합류한 지 한 달.
처음엔 막연하게 기대했다.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어울리게 될 줄 알았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하지만 우리 팀은

모두 현장 지원에 집중하고 있었다.
일정 조율, 고객 대응, 생산 관리.
팀원들은 각자의 역할에 바쁘게 움직였고,

그 한가운데서 나는

나 홀로 SCM업무를 혼자 맡고 있었다.


회의에서도 현장에서도

내가 해야 할 일은 언급되지 않았다.
같은 공간에 있었지만,

나는 팀의 흐름에서 철저히 벗어나 있었다.





팀장의 한마디


그러던 어느 날, 서비스팀 팀장이 나를 불렀다.

"왕감자님, 왕감자님도 우리 팀이니깐 일단

생산관리 업무도 같이 맡아줬으면 해."

짤은 말 한마디였지만,

결코 무게는 가볍지 않았다.


SCM업무도 아직 배워가는 중인데

감자기 공장관리 업무까지 하라니
이건 명백히 무리였다.



나는 하루를 고민했다.
그리고 결심했다.
이대로는 버틸 수 없다고.


"팀장님,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뭔데."

"저... 퇴사하려 합니다."

팀장은 짧게 숨을 들이켰다.

"왜? 일 힘들어?"

나는 차분하게 답했다.

"SCM업무도 아직 제대로 익히지 못했습니다.
이 상황에서 공장관리나 현장 지원까지 맡는 건
제 역량을 넘어서는 일입니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팀장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물었다.


"일이 힘든 거야?
아니면... 나랑 일하는 게 싫은 거야?"


나는 답하지 않았다.
굳이 입을 열 필요가 없었다.
속으로만 중얼거렸다.
둘 다라고.


그러자 팀장은 짧게 대답했다.

"일단 내일 다시 이야기하자."






같은 팀인데

내가 챙길 일은 없겠네


다음 날 아침,

팀장이 다시 부르더니 말했다.


"왕감자님은 당분간은

그냥 원래 하던 SCM업무만 하세요."

같은 팀이긴 한데...
딱히 내가 챙길 일은 없겠네."

그 말이 귓가에 남았다.


내가 잘못한 걸까?

사내 정치싸움으로 인해

등이 터진 건 나였다.


같은 팀이지만,
나는 공식적으로 비공식적으로

팀의 경계 밖에 있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공장 회의에도, 현장 스케줄에도
내 이름은 더 이상 거론되지 않았다.
회의실에서도, 점심 자리에서도
나는 투명인간이 되어갔다.

"같은 팀인데, 왜 이렇게 외롭지?"

혼잣말을 삼킨 날들이 이어졌다.

팀원들의 웃음소리,

회의 중 주고받는 농담들.
그 모든 것이 나와는 아무 상관없는

세상 같았다.

그때야 비로소 깨달았다.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는 말은,
생각보다 훨씬 서글픈 현실이었다는 걸.

그리고 나는,
그 새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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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묵히, 버티는 법



외로웠지만, 주저앉을 수는 없었다.
나는 여전히 내자 외자 구매 업무와

입출고를 관리하고,
재고를 조정하며,
거래처 대응에 몰두했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고,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지만,
상관없었다.


이왕 혼자가 된 거
나는 나를 지키기로 했다.


누구도 기대지 않고,
누구에게도 필요 이상을 바라지 않고.

혼자서 스스로

업무를 만들고 해결해 나가며

성장해 나가는 방법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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