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재라인이 꼬였다, 조직이 기울기 시작했다

팀장은 사라지고, 정체성은 흔들리기 시작했다

by 왕감자감자


팀장님의 보직 해제는 조용히 결정되었다.
공식적 사유는 "영업 집중"이었다.


하지만, 다들 알고 있었다.
본사의 매출은 계속 하락하고 있었고,
자회사의 실적은 매달 최고치를 경신 중이라는 것을.


회장님은 본사 리더급 미팅에 참석해서

딱 한마디를 남겼다고 했다

"영업이나 똑바로 하라고..."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
회장님의 관심은

자회사 쪽에 쏠려 있었다.






“이제부터는 자회사 전무님께 보고하세요.”



우리 팀장이 물러난 뒤,
팀은 공석이 된 채로 남겨졌다.

그리고 곧,
새로운 보고 지시가 내려왔다.


“C서비스팀은 앞으로
자회사 전무님께 보고하세요.”

이상했다.


우리는 여전히 본사 소속이었다.
그런데 보고는 자회사 전무에게 해야 했다.


처음엔 단순한 '직속 관리' 수준이라 여겼다.
하지만 곧,
결재 구조가 이상하게 꼬이기 시작했다.


다시 말하면 팀장이 없는

지금 이 순간

내 직속 상사는

전무가 된다는 이야기였다.






결재는 전무 → 상무 순


보고는 자회사 전무에게.
하지만 최종 결재는 본사 상무에게.

전무 위에 상무가 올라가 있는

이상한 결재 라인이었다.


실제로는 자회사 전무의 OK 없이는
본사 상무가 결재를 해줄 수 없었고,

자회사 전무가 OK 한 건에 대해서는

본사 상무는 무조건 결재를 해야 했다.


우리팀 업무에 한정,

본사 상무는 허수아비가 되었고,
자회사 전무가 결재권을 쥐게 된 셈이었다.






결재만 하면 되니깐 편하네..


그즈음,
본사 상무가 나지막이 말했다.


“C서비스팀은 본사소속인데..
내가 관여할 거 없이

결재만 하면 되니까 편하네..”


그 말이 이상하게 오래 남았다.
그건 편하다는 말이

불편함 이상의 의미처럼 들렸다.


아마도 상무님은 느끼고 있었을 것이다.
이 팀 하나가 떨어져 나간 게,
단지 '결재 건수'가 줄어든것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는 것을..






조직의 균형은 무너졌다


그리고 본사에는

새로운 전무가 부임했다.

그리고 그 전무는

현재 회장의 아들의 최측근이었다.


그 순간부터 조직의 축은

확실히 기울기 시작했다.

본사 상무의 힘은 확 줄어들었고

전무가 본사를 장악하였다.


그리고

본사 전무 vs 자회사 전무의

경쟁이 시작되었다.

공식적으론 평등한 위치지만
사내 누구도 그렇게 믿지 않았다.


내가 속한 C서비스팀은
딱 그 두 전무 사이의 틈에 놓인 셈이었다.


보고는 자회사 전무에게.
결재는 본사 상무와 전무에게.






그리고 현장에서는


이중 보고,
이중 결재,
그리고 정리되지 않은 책임 소재.

누가 보더라도 어정쩡한 구조였다.

사람들은 슬슬 말하기 시작했다.


“왕감자 대리 이건 누가 시켜서 하는 거야?”
“그 팀은 상무님한테 보고해?

전무님한테 보고해?”


그저 상황에 맞춰 알아서 움직이는 수밖에 없었다.
그 사이, 결재는 밀리고 보고는 엇갈렸다.

사람들은 혼란스러워했고,
나는 그 혼란의 최전선에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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