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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자 엄마 Feb 20. 2024

60대 은퇴 남이 셰프로 변신한다고!

감자아빠의 힐링요리 


프롤로그 : 60대 은퇴 남(男)이 셰프로 변신한다고!


맛있는 특식을 만들어 식탁에 차려주는 사람이 최고다. 천사가 어디 따로 있으랴. 우리 집에선 남편이 이 일을 주 2~3회 한다. 나와 딸은 환호하며 식탁에 앉기만 하면 된다. 그리고 ‘너무 맛있다’는 품평을 연발하며 신나게 먹기만 하면 된다. 

이런 이벤트가 정기적인 일상이 된 건 아이러니하게도 지구촌 재앙이자 비극이기도 한 ‘코로나19’ 덕분이다. 이젠 옛 추억이지만 코로나19 초기엔 정말이지 온 국민이, 아니 전 세계인이 불안하고 두렵지 않았던가. 거리 두기가 강화되던 때, 언제부턴가 남편은 요리를 하기 시작했다.


내가 원하는 메뉴를, 건강한 식재료로, 쉽게 만들어, 소식(小食) 한다. 


감자아빠의 요리법은 아주 스마트하다. 첫째, 간단히 만들 수 있는 메뉴에 도전한다. 둘째, 조리 시간은 30분을 넘지 않도록 한다. 셋째, 근사한 플레이팅 Plating 은 필수, 눈으로 먹는다. 넷째, 사진을 찍어서 친구들 카톡방에 자랑한다. 다섯째, 한 끼 먹을 분량만 만들어 소식 小食 한다. 얼핏 보면 앞뒤가 안 맞는 60대 은퇴 남 男의 황당한 요리 원칙은 유튜브 덕분에 가능해진 아주 현실적인 원칙이다.

영화계에서 일한 사람답게 66세의 올드(?)한 나이에도 유튜브 마니아인 남편은 잘 만든 요리강좌 동영상들이 넘치는 유튜브 바다에서 빠르게 요리법을 배웠다. 폭 12㎝의 중식도를 사들였다. 경지에 오른 중식 전문가들만 사용한다는 도끼 칼 말이다. 걱정이 앞섰다. 그런데 웬걸! 예상을 뒤엎는, 기대를 넘어서는, 남편의 화려한 식탁 서빙이 이어졌다.


'감자'를 추앙하는 '감자가족'


이게 웬 떡이람! 내 손에 물 묻히지 않고 내 식탁에서 지구촌 곳곳의 세계 요리를 맛보다니! 남편을 ‘요리에 빠진 남자’로 만든 게 ‘감자의 힘’ 인지도 몰라! 세상에 나온 지 사흘째 자기 모습이 담긴 옛 사진을 물끄러미 보던 딸이 “참 감자 같이도 생겼다...”라고 무심히 말했을 때, 그때부터 나는 딸을 ‘감자’라고 불렀다. 과연 사진 속 아기의 얼굴은 감자의 형상처럼 정다웠고 온갖 기쁨을 안겨줄 것처럼 복스러웠다. 

알고 보면 ‘감자’란 주식도 되고 간식도 되는 만능 작물인 데다 ‘땅속의 사과’라는 영양덩어리 슈퍼푸드 Super food이지 않은가. 남편을 '요리에 빠진 남자'로 만든 게 '감자의 힘'인지도 몰라! 나를 위해, 가족을 위해, 의욕적으로 요리의 세계에 손 담그는 감자아빠를 따라 가보자. 60대 남자들 누구나 요리 취미를 갖고 싶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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