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일기 벽돌시리즈 980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구백 팔십 번째
일상을 살아가다보면 여러 감정에 매몰되어 판단이 흐려지거나 선택이 어려워지고 해야 할 것을 하지 못한다. 시간만 끌다가 삶의 일부분이 어찌 이렇게 쉽게 무너지는 지 의문이 든다. 원인이 무엇일까 생각을 하다보면 한 가지 눈에 띈다. 그 한 가지는 100가지의 선택을 좌우하며 나 자신의 본질을 흔드는 크나큰 요소다. 그런데 그것의 가치를 면밀히 따져보면 그 정도까지 매달릴 정도인가? 그게 그렇게 삶 전체가 뒤 흔드는 요소인지 싶기도 하다.
그것은 바로, 체면이다. 바로 당신의 체면 그리고 우리의 체면이다. "체면이 밥 맥여주냐?!"라며 말해보지만 먹여주진 않아도 밥 맛을 돋구어주긴 한다. 대접받는 느낌, 사랑받고 존중받는 느낌. 이 맛에 들리면 그걸 내려놓기가 쉽지 않다. 나의 자존심과 나의 위치를 내가 생각하는 그보다 아래로 혹은 바닥으로 내려놓는 마음 속 정리는 끔찍하리만큼 쉽지 않고 하기도 어렵고 엄두도 안 난다.
좋은 직장을 다니는 사람이 갑자기 알바를 하게 된다면 기분이 무척이나 상하거나 자신의 가치가 크게 떨어졌다고 생각하여 낙담할 수 있다. 그게 단순히 직업적인 부분보다는 사회 속에서 자신에 대한 평가가 외부에 의해서든 스스로에 의해서든 어긋나게 되면 수치심을 느끼고 "체면이 깎였다" 생각하며 온갖 부정적인 생각들을 하게 된다. 현실이 안 좋아졌다 판단하여 미래 또한 어렵게 본다.
헌데 그렇게 보기엔 고작 "체면" 하나 때문에 인생 전반에 대한 시각이 바뀌는지. 그래서 누가보면 대체 그게 뭐라고 그렇게 중요하게 생각하며 사느냐? 또한 심지어 당사자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으려 해도 무의식적으로 그것과 배치되는 모든 것들을 거부하거나 힘들어한다. 별 거 아니라면서 밥 맛도 안 생기는 체면, 그래서 가장 중요하면서도 가장 사소한.
별 것도 아닌데 왜 그리 심각하게 생각할 까? 왜 나는 그게 그렇게 힘들게 느껴지는 걸까? 그냥 그럴수도 있는 건데...하지만 내려놓기가 쉽지 않다. 그리고 나이가 들어가면 갈 수록 쌓인 데이터로 그 완고함은 더욱 두꺼워진다. 생각을 해보면 이는 나의 정체성과도 연관이 되어 있으며, 체면이 형성되었던 시간이 우리가 인식하고 있던 시간보다 훠얼씬 많이 흐르면서 형성된 골짜기와 같은 것이 아닐 까?
980화 오늘의 해석 : 체면이 뭐길래? 모든 것일 수도 있고 아무것도 아닐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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