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생의 성장일기 115
벽돌시리즈 백십 오 번째
인간관계가 협소하단 생각을 한다. 내성적이고 숫기가 없는 터라 이야기 나누기가 어려울 때도 있었다. 모임을 만들게 된 배경중 하나는 대학원에서 알게 모르게 왕따 당하는 느낌이 들어 나만의 사람들이 있었으면 좋겠거니 싶어서 만든 것이다. 학교가 위치한 지역에 상주해 있는 다른 학우들은 커뮤니티가 잘되어 있지만 나는 내가 회피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랩실 들어가기가 무서웠고 이야기하기가 어색해서 수업 끝나자마자 도망갔다. 적응을 못해서다.
그래서 인맥이 없고 괜히 아집만 있는 것이 아닌지 성찰한다. 하지만 그러기엔 아무리 객관적으로 봐도 민폐를 부린 적이 없는데 말이다. 되짚어보고 대학원생 초창기를 반면교사를 해보니 내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던 것 같다. 나댄다는 인상을 줄까 봐 괜한 걱정에 더더욱 움츠러들었다. 이제는 조금 달라졌다. 생각보다 사람들은 무관심하고 혹은 그 사람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해서 표현을 해야 아는 경우가 많다.
더군다나 내가 나대든 뭐든 그 사람이 판단할 문제고 나는 나대로 행동해야 결국 내가 편한 길임을 알게 되었다. 너무 시선을 신경 쓰고 남에게 민폐를 끼치지 않으려 했던 행동이 오히려 안 좋은 인상을 주었던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보게 된다. 즉 가만히 있는 진지한 표정을 지었던 내가 거만하거나 차갑거나 아니면 다가가기 힘든 인상을 주었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초창기 해맑은 척 접근했지만 대학원생 학우들은 별로 연락이 없었고 그건 그들 사정이라 생각한다.
싫은 사람에게 이유는 없다. 그냥 꼴 보기 싫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생각까지 내가 감수해야 할 큰 마음은 없고 나만 상처 입는 경험을 했기에 나는 나대로 행동해야 할 것 같다. 그동안 친한 친구도 없었던 이유는 내가 활동은 안 하고 계속 회피하고 참여하지 않았기에 그랬던 것도 있어서 내 책임도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용기 내서 접근하는 사람에게 배려를 안 하는 인간들을 보면 정나미 뚝뚝 떨어지고 교류하고 싶지 않은 생각은 여전하다.
여하튼 다른 분들의 인간관계는 평소에 어떠한지 이야기를 들어보면 두루두루 친하게 지낸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고 친한 친구로만 만나는 사람도 있는 것을 보면 중요한 점은 자기가 관계를 어떻게 바라보냐는 문제도 포함되는 것 같다. 내가 보기엔 "저 사람 헤까닥(?) 했다"라고 생각하나 그 사람은 자기 관계가 장밋빛 전망에 좋은 줄 아는 경우도 본다.
그래도 활동을 하면서 아는 분들도 생겼고 믿을만한 사람도 생겼다고 보기에 개인적인 모임 내의 성과는 조금씩 이루어진다고 생각한다. 선행은 잊어버리기 쉬우나 악행은 분명히 기억하는, 적은 만들기 쉬운 관계에서 언제나 사람 대하는 것은 쉽지가 않다. 나 같이 인간관계가 협소한 사람들의 문제 중 하나는 관계 혹은 시선에 대한, 끊임없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이 이어지고 있지 않은 지 생각해 본다.
나 같이 공상 많이 하고 자책을 많이 하는 사람, 그리고 내 경험에 비추어 볼 때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은 결국 굉장히 해로운 결말을 맞이한다. 인간관계가 협소한데 더더욱 폐쇄적으로 변하는 것 같다. 이것을 뚫으려면 본인이 개방적인 스탠스, 먼저 다가갈 줄 알아야 함을 배우게 되고 생각보다 사람들이 마냥 자기 잇속만 챙기거나 나쁜 인간들이 아님도 알게 된다. 그리고 역시나 예상했듯 나에 대해 안 좋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 피해 혹은 그 분위기는 생각보다 압도할 정도의 공황은 오지 않는다.
글을 쓰면서 친구 사귀기의 스탠스를 어떻게 할지 정리해 보았지만 또 항상 그렇듯 세 살 버릇 여든 가듯 숫기 없이 굴지 모르지만 깨닫고 조금씩 조금씩 하고 있기에 어느 순간 달라지지 않을까 생각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