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이긴 한데..

대학원생의 성장일기 131

by 포텐조

벽돌시리즈 백삼십 일 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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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의 탄생일이 언제인지는 정확히 알지 못한다. 풍문에선 로마의 태양신이었던 미트라의 날과 연관되어 지정했다는 이야기도 나오지만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니고, 예수라는 사람, 기독교에서는 성자이자 신인 그는 인류사에 홀연히 나타나 홀연히 사라진 초대박 인기스타인셈이다. 그의 가르침은 곧 유럽과 중동의 정경사문 거의 모든 영역에 영향을 끼쳤다. 더 나아가 오늘날 세계종교로써의 기독교로 자리매김하며 인류 문화 전체에 영향을 끼친 단일 인물이 바로 예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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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기독교인, 정확히 말하면 개신교인이기에 예수의 가르침을 좋아한다. 하지만 오늘날 얼마나 변질되고 목사들끼리 무협지처럼 자웅을 겨루는 한국 개신교와 외부로는 스멀스멀 흘러 들어오는 이단과 사이비종교들은 얼마나 많은지 보노라면 나는 항상 상상하는 것이 "이 광경을 보고 있으면 예수님이 뭐라 할까?"이다. 헌금에 목마른 목사들과 작금의 교단내 윤리위반과 범법행위들을 지켜보다가 예수가 다시 나타나면, 살아있을 적 성전정화 하듯이 아마 비슷한 상황이 일어나지 않을까 싶다.


예수의 생일을 기념하기 위해 만든 성탄절, 크리스마스는 어느새 코카콜라의 벌건 뚱뚱한 산타할아버지의 이미지 마케팅이 너무 잘 구축되어 버렸다. 머라이어 캐리를 필두로 한 미국 팝가수들의 캐럴 향연으로 어느새 우리가 알고 있는 크리스마스는 경건, 의례보다는 신나고 가슴 뛰는 혹은 아늑한 이미지로 떠오르게 한다. 내가 어릴 적만 해도 나 홀로 집에를 보거나 누워서 일어나 보면 선물이 있는 그 추억을 상기하노라면 재미난 25일이었던 것이다.


우리 같은 솔로들을 배 아프게 만드는 커플의 날이기도 하면서, 가족 단위로 쇼핑을 가거나 트리를 꾸미고 파티를 여는 등 자본주의적 요소가 한데 어우러진 소비의 날이기도 하다. 정작 예수를 기념했던 초대교회는 마르크스가 부러워하던 공산주의 공동체라는 점에 비추어볼 때 참 아이러니하긴 하지만. 물론 그렇다고 막 먹고 마시고 트리 꾸미고 놀러 가는 것이 전체적인 모습이 아니다. 또한 성탄절에 기독교인이 아닌 사람들은 그냥 산타 아저씨로 대표되는 날로 기대하는 것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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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부처님 오신 날 연등 보면서 절밥 먹으러 놀러 가자는 마인드와 비슷할지 모른다. 성탄절이니만큼 정확히 언제인지는 모르지만 여하튼 유구한 전통에 로마제국이 정해준 날에 시작된 성탄절에 기독교인들은 예수의 탄생을 기념하며 예배를 드린다. 일반 신도 입장에선 성탄절에 기념예배 드리러 가는 것은 별거 아닐지 모르지만 나는 사실 20대 초반에 교회의 내부사정까지 알게 된 입장이라 참 웃기기도 하다.


왜냐하면 개척교회(목사가 교회를 세운지 얼마 안된 신생교회)에서 활동했을 당시 전도사가 도중에 하차하는 바람에 내가 대신 간사 역할을 하면서 목사의 설교와 그에 맞추어 PPT제작, 본 예배 전 찬양인도, 주보(교회 예배 순서와 소식지)를 발행하는 것을 담당했기에 어찌 보면 거창하게 표현하면 종교의 메커니즘을 알게 된 경험이었지 않나 싶다. 여하튼 성탄절에 거의 자원봉사로 교회에서는 콘텐츠로 집사님들이 주축으로 된 막간의 찬송시간이나 예배 후 음식 나눔 같은 경우 다 솔선수범으로 일들을 열심히 하신다.


그런데 모든 분이 그렇다는 건 아니지만 목사님들 중에는 자기가 마치 뭐라도 됐는지 갑질하거나 대우를 받아야 그게 당연한 분들도 많다. "가장 높은 자는 낮아져야 한다"라는 예수의 말씀은 따르지 않은 채 설교시간에 그럴듯하게 성경말씀 인용하며 헌금을 강조하는 목사들도 많다. 한 가지 알아야 할 점은 교리상 목사는 사회자이자 MC다. 즉 종교적 권위는 장로에게 있는 개신교이긴 한데 목사들이 교회를 설립 전에 신학교에서 공부를 했으니 성경지식을 더 잘 알고 있고, 교회라는 공간과 예배의 판을 깔아주는 것이 실질적으로 목사다 보니 애초에 개혁신학자들이 생각했던 MC 목사의 역할이 되지 않은 점이 크다.


그런데 어느새 1인 목사 체제로 거의 목사님 말씀에 껌뻑죽는 신도들을 보노라면 본질보다는 콩고물에 집착한 나머지 이런 한국교회의 문제점을 낳지 않았나 싶다. 여하튼 진정한 신도라면 부처님의 가르침이 무엇인지 따르고자 노력하는 것처럼 개신교인, 천주교인도 예수의 가르침을 본받고 따라야 하는 기본적인 태도가 필요해 보인다. 어떻게 보면 이런 기본적인 태도가 필요로 하는 오늘날이 안타깝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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