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거워지는 어깨

대학원생의 성장일기 133

by 포텐조

벽돌시리즈 백삼십 삼 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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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의 악몽은 사람들을 가슴 아프게 만들었다. 화재와 인명피해등이 곳곳에서 발생하면서 안타까운 분위기가 연일 돌았다. 그런 와중에도 오늘은 유명 배우 한 명이 삶을 스스로 마감하면서 더욱 씁쓸하게 만드는 연말이 되었다. 몇몇 커뮤니티나 인터넷 게시판은 추모와 별개로 인격모독 수준의 비난과 악플이 달리면서 아쉬울 때는 법에 대해 좋아하는 사람들이 무죄추정의 법칙은 밥 말아먹은 언행을 일삼는 것을 보면 현대판 마녀사냥이 비단 종교의 영역이 아님을 절실히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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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빅뱅의 멤버 또한 최근에 마약으로 조사를 받았지만 무혐의 처분을 받은 것에 대해서도 말이 많다. 법 판결에 대한 불신은 언제나 있어왔고 납득시킬만한 사법부의 판단이 헌법재판소 박근혜 탄핵 이후에는 별로 기억이 나질 않는다. 워낙 인상 깊었던 사건이기도 해서인지는 몰라도. 그래서 그 연예인이 마약을 했던 안 했던 어쨌거나 사법부의 판단에 맡길 수밖에 없다. 사법부든 피고인이든, 어느 한 쪽을 별로 안 좋아해도 어찌 됐건 실상은 일반인들이 다 알기에는 한계가 있으니 존중해 줘야만한다.


버닝썬 게이트 때도 요리조리 법망을 잘 피해 다니는 사람은 많고, 생계형 범죄는 있는 그대로 처벌받는 레미제라블 같은 상황도 벌어지기에 마음이 아프다. 그런데 거의 인민재판식으로 이미 사람들 생각에선 판결이 끝나있다. 내 일도 아니거니와 당사자와 연관된 것도 아니기에 심심풀이 땅콩으로 욕할 수 있는 것도 가능하다. 또 길고 긴 재판과정의 판결을 일일이 검색해서 보는 것도 아니니까. 대중들이 언제 그런 인내심을 발휘한 적이 있었는지 보면 거의 없다.


일반인들도 상식으로 알고 있는 무죄추정의 원칙이나 헌법에 엄연히 속한 천부적 인권에 대한 기본적인 태도는 형식적인 모습 그 자체라도 찾아볼 수 없을 지경이다. 가끔은 입장 바꿔 생각해 보라는 것도 사실 신중해야 할 측면에서(감정에 호도하는 논리적 오류) 꺼려지긴 하지만 그걸 넘어서 한 인간으로서의 권리는 무참히 말살되는 것도 볼 수가 있다. 오늘 뉴스를 보노라면 대중들은 신나게 욕을 하다가도 대중이라는 거대한 개념 안에 어느 순간 각 객체는 또 숨어버리는 비열한 짓을 보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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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유재석이 라디오에서 했던 말이 맞는 것 같다. "예전에는 악플도 관심이라서 감사히 여겼지만 이제는 아니다. 악플은 악플일 뿐" 단호히 대처해야 한다는 논지로 이야기하는 것에 공감 간다. 부와 명예를 얻으려면 그 정도는 감수해야 한다는 의견도 맞을 수 있지만 한 인간으로서 존중받는 것은 엄연히 다른 문제고 비교가 불가능한 모두에게 적용받을 권리이기도 하다.


법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그 내막은 잘 모르지만, 연예계든 사회이슈든 정치적 논리로 이어져 좌나 우를 클릭하며 논쟁하는 것에 대해서는 나는 기본적으로 괜찮다고는 생각한다. 왜냐하면 정치의 연장선상은 결국 각 시민의 일상이기도 하니까. 또 민주주의는 피곤한 시스템이고 말이 없거나 국론이 통일된 민주주의는 도리어 위험하다는 것을 최근에서야 깨달았기 때문이다. 서로 치고받고 싸우는 것이 당연한 게 민주주의라 나는 오히려 반대로 머리가 아픈 게 아니라 다행이다란 생각이 든다.


다만 정치적 입장을 너무 피력한 나머지 어떤 개별적 사안에 대해서도 거의 문제가 나오기도 전에 답정너가 되어버린 분위기나 저기 뭐냐 인간 생지옥을 만들고 있는 절대왕정 윗동네를 싫어하면서 정작 인민재판을 너도나도 다들 실천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가 보면 나 조차도 자유롭지가 않다. 자극적인 뉴스를 보면 일단 욕부터 떠오르고 비난하는 게 이미 자연스러운 게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죄는 죄, 한 인간은 인간으로서. 이순재 아저씨가 했던 말이라고 하는데 공감이 갔다. “흔히 연예인에 대해 공인이 아니라고 하지만 공인의 성격을 띠고 있다. 우리의 일거수일투족이 사회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특히 젊은 친구들이 미치는 영향이 크기에 법규를 잘 지켜야 한다” 이 말은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사회의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그 영향력으로 인한 비수 또한 크게 박힌다는 것이다. 그래서 다수결 혹은 흔히 일반 대중 또한 완벽무결한 정답은 아니며 마지막 문장의 법규준수는 사실 누구나 다 속한 말. 너무나도 당연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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