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뭣땜시 가져왔냐?

대학원생의 성장일기 13

by 포텐조

벽돌 시리즈 열세 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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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쓰는 두 번째 주간. 글을 쓴 지도 2주가 다 되어간다. 얏호! 아주 좋아요~ 삶이 조금 나아졌나요?

"어... 글 쓰니까 나름 해소도 되고 좋네요. 근데.... 글 쓰는 거 말곤"

글은 꾸준히 쓰지만 내 변화는 뜨뜨미지근 하다. 성과가 나오질 않는다. 가만 보니 불규칙적으로 생각날 때 하고 결과 표시를 하지 않는다는 점도 있다. 예전에는 일거수일투족 다 기록했는데 지금은 귀찮아서 안 쓴다고 하지만 결정적인 이유는 하도 작심삼일 하다 보니 이제는 무기력한 것이다.

"해봤자... 크게 달라지려나?"

마음속에선 그렇게 말하고 있다. 그리고 또 하나 지인짜! 결정적인 이유는 내가 알고 있는 방법들에 대해 마치 신줏단지 마냥 안방 깊숙이 모셔놓고 마르고 닳도록 사용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적극적으로 써야 하는데 되는 둥 마는 둥 쓰니,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셈이다. 물론 초반이지만 이러다간 리셋될게 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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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법을 제대로 써보지도 않고 반품하려 그런다. 매번 그렇다.

"7일 이내 가격표태그 손상 없이 영수증과 함께 지참하셔야 합니다" 일주일이면 너무 길다. 완전 깨끗이 거의 안 썼는데 환불이 안된다. 그리고 실망한 채 돌아와 냉큼 방구석에 처박아 버린다.

쇼핑이야기가 아니라 내가 실천하는 방법들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샀으면 계속 사용하고 선택했으면 계속 밀고 나가야 하는데 이 역시도 쉽지 않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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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맞는 신발이 처음에는 계속 불편할 순 있다. 하지만 그건 내가 신고 돌아다닌 시간들의 초반,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 필요가 있다. 나한테 적합한 방법을 찾아냈다 하더라도 그게 정말 "완벽"한 방법이 될 수는 없다. 전에도 서술했듯 최소 몇 년간 야무지게 굳혀온 내 경험으로 만들어진 일상을 변화해나가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오늘도 나의 고민을 여기에 쓰고 그 답을 상기시키려 한다.

적어도 지금의 상태가 이가 없으면 잇몸이 아니다. 도구는 쥐어졌는데 그게 싫다고 하니, 그렇다고 다른 도구 쥐어주면 또 생떼 쓰는 데 어느 장단에 맞추리오?. 쓸 수 있으면 닳고 닳을 때까지 쓰는 경험이 필요하다.

내가 말한 방법들은 각자 다양할 것이다. 일상에서 무기력을 이겨내기 위해 양치 세수하기부터 그냥 산책 5분간 하기 아니면 책 5분간 붙잡고 있기, 영단어 1개 외우기 등. 본인이 처한 상황에 맞게 각자만의 방법은 있다. 하지만 그 사소해 보이지만 결코 오늘은 안 하는 방법들을 중요시하지 않고 그것조차 힘들어하는 사람이 있다면? 너어는 진짜....


사실 나도 그렇다. 아마 다른 사람들도 그럴 것이다. "나는 왜 이것조차 못하나"라고 부디 자책하지 말고 그냥 인정부터 하고 나서 목표를 대폭 줄여 사소한 것에 대해 실행하고 사소한 칭찬을 꾸준히 할 필요가 있다. 오히려 완벽주의에 갇혀 이런 사소한 것은 필요 없고 나는 열몇 시간씩 공부하는 것이 맞다고는 하지만 아예 1분도 안 하는 걸 어쩌나? 1분이라도 해야 탄력 받지. 항상 생각하는 거지만 0과 1은 다른 것이다. 또 0과 0.001은 다른 것이다. 했느냐 안 했느냐의 차이는 장기적으로 보면 경험의 산물로써 본인의 가치를 판단하는 주요 기준점이 될 수 있기에 부디 티끌이라도 해보자. 나중에 또다시 후회로 쌓여 결국엔 스스로에게 되묻지 말아 보자 "뭣땜시 가져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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