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관을 쓴 정보들

대학원생의 성장일기 149

by 포텐조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백사십 구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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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서 본 글을 사진과 인용문이 있다고 해도 전부 다 믿지 말아라. -에이브러햄 링컨-"


링컨이 했던 이야기다. 정말 맞는 말 같지 않은가? 근데 문제가 하나 있다. 링컨은 인터넷을 알지 못한다. 그는 200년 전에 이미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이처럼 SNS에선 유명하거나 권위 있는 사람의 말을 실어 나른다. 그러다 보면 사람들은 공신력 있는 사람의 말에 넘어가게 된다. 그리고 무엇보다 호소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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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의 바다 시대에 무엇보다 개인에게 필요한 능력은 분별할 줄 아는 능력이다. 검증되지 않은 정보들이 나도 모르게 어느새 파도처럼 들이닥쳐서 무엇이 진짜인지 모르게 되는 경우가 많아서 상황은 더더욱 복잡해지고 머릿속은 당이 떨어지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이가 인정받을만한 위치에 있다 보면 결국 그 사람의 언행을 신뢰할 수밖에 없고 그의 말에 공감하고 이끌린다.


그런 인물들의 말들은 대부분 맞고 흔히 게시판에서 떠도는 출처를 알 수 없는 X문가 같은 사람들보다 훨씬 믿을만하고 사실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기본적으로 사람 사는 세상이다. 이 말은 즉슨 불완전한 세상이다 보니 말하는 이가 완벽할 순 없다. 실수나 오해가 자의든 타의든 생길 수도 있어서 어떤 이야기를 하게 되면 맹목적으로 따르는 수많은 사람들이 피를 볼 수밖에 없다.


일례로 전문직을 사칭하는 사기꾼들이나 2000년대 초반 강타했던 황우석 사태 혹은 전문가들이 직접 파는 상품이나 콘텐츠들. 황우석 같은 경우는 대한민국 과학계에 느슨한 검증시스템에 다시 한번 경각심을 가져다주게 되었고 어찌 보면 다른 교수들이나 대학원생들이 잘하다가 황우석 때문에 더 까다로워지고 쓸데없는데 에너지를 쓰고 있는 학계 분위기 때문에 푸념을 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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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난 건 황우석은 현재 아랍에미리트에 스카웃 되어 사실상 화려히 부활해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 황우석 사태가 있고 나서 최근에 초전도체 이슈도 어찌 보면 황우석의 반면교사로 인해 신중한 분위기였고 그 신중함은 다행히 유효했다. 최근에 사업을 하는 전문의도 영업정지를 당한 것을 보면 어쩌면 검증하기 전에 그런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스스로 자기 관리를 못하는 경우라고 볼수도 있다.


적반하장식으로 가끔 "그러니까 잘 보고 판단했어야지 으휴"라고 하는 경우는 오히려 피해자한테 뭐라고 하는 경우와 같다고 본다. 피해주고 당한 사람한테 책임지라니? 전문가라는 양반들이 이름값을 못한 것에 책임을 져야 하는데 정작 손해는 우리가 본다. 왕관의 무게를 감당해야 한다는 말처럼 어떤 위치에 그 위치에 맞는 언행을 하게 된다면 당연히 그에 따른 책임은 기본이지만 역시나 너무 기본적인 거라서 마치 한글 배웠던 시절 까먹고 유창하게 말하는 사람처럼 딴짓하기 바쁘다.


물론 가해자 피해자로 나누는 건 그냥 편하게 표현하려고 했던 것뿐 그 말에 설득된 사람들 또한 일정 부분 자기의 사리분별을 갖출 필요가 있어 보인다. 어떤 정보에 대해 교차검증을 하는 것은 꽤 에너지가 필요한 것이며 각 잡고 해야 알 수 있는 영역이기도 해서 수없이 몰려드는 정보처리를 한 땀 한 땀 검증하는 것은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어떤 결정이나 삶에 영향을 끼치는 정보라면 어느 정도 검증하거나 의문을 제기할 필요성도 있어 보인다.


가끔 우리나라가 객관식 문제로만 교육하던 나라라 문제가 많다고 한다. 뭐 연장선상으로 어떤 정보에 대해 갈대처럼 휩싸이는 경우가 있는데 주관식이든 객관식이든 문제 유형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객관식에서 주관식을, 주관식에서 객관식을 들이 밀수 있는 정보에 대한 책임은 모두의 문제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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