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덕후인 나는 인간이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은 변해도 마음만은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인간의 욕망, 심리는 4천 년 전이나 지금이나 다를 바 없기에 역사는 아주 중요하고도 중요한 학문인 동시에 끊임없는 스토리의 원천이다. 역사가 가지고 있는 흐름들은 몇 백 년 전이나 지금이나 비슷하게 흘러감으로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는 인터넷 유행어처럼 계속 이어지고 있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푸틴의 마음은 히틀러의 마음과 별반 다르지 않고 공산화에 맞서 지키고자 고군분투하던 냉전시대 자유진영도 쿠바 공산화를 이룬 피델 카스트로의 마음과 별반 다르지 않다. 도구만 달라졌을 뿐 그 마음은 그대로다. 파라오가 곡식저장법을 3500년 전에 발견했는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아프리카는 가뭄에 매일 굶주리는 사람들이 그대로인 것을 보면 지도층의 욕심과 현실적인 측면은 언제나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가끔 전쟁이 왜 일어나는가? 그냥 서로서로 친하게 살면 되지 않나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런 이야기를 듣다 보면 어느새 마음은 포근해질지 모르지만 현실은 총칼이 난무하고 있다. 반전주의자들이 입대를 원하지 않거나 시위를 벌여도 군대 없는 국가, 국력 없는 국가의 현실은 이미 역사에서 잘 보여주고 있다.
쉽게 생각해 내가 이웃과 친하게 지내려고 총이나 칼등 자기를 보호할 수 있는 수단을 다 버린다고 쳐도 또 상대 또한 그런다고 해도 어느 순간 먼저 다시 총칼을 꺼내는 쪽이 반대쪽을 지배할 수밖에 없다.
최근 모임에서 왜 전쟁이 일어나는지 각자 만의 생각을 나누었다. 그런 이기적인 욕망과 지배욕구가 지구의 한정된 자원들을 먹기 위한 피 터지는 싸움으로 커질지 모르지만 무엇보다 나는 지도층의 심리를 강조했던 것 같다. 결국 365일 군사훈련만 하고 새벽까지 국경선 경계하며 어느 때처럼 막사 내에서 잠자고 있던 병사들을 사이렌 켜고 전 군 무장행군시켜 침략하는 것은 지도층과 지도자의 결심과 선택에 의해서다.
일반 국민들은 불필요한 전쟁에 대해 반대하고 참전군인들은 나와 같았던 이웃 혹은 똑같은 사람을 눈앞에서 죽이고 때리고 하는 것을 경험하다가 정신적 충격과 정신질환에 걸리게 된다. 실제로 세간의 인식과 다르게 참전군인들 특히 우리나라 6.25 참전용사분들이 지금 기준으로 아무래도 나이대가 많고 그러다 보니 보수적이고 북한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내보일 거라 생각하지만 정반대다. 정확히 이야기하면 불필요한 긴장 혹은 도발 및 전쟁을 반대하는 입장이다.
그래서 겪어보지 못한 그 아랫세대들이 오히려 더 까부는(?) 경우가 많다. 압도적인 국력차이로 북한을 찍어 누를 수 있다 생각해서 오히려 전쟁을 선호하거나 애들 장난처럼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참전세대들은 직접 피 튀기고 언제 날아올지 모를 총알과 폭격에 방금 옆에서 웃던 전우가 사지가 날아가는 지옥 같은 광경을 보았던 것을 떠올리면 당연히 헛구역질 나올 정도로 전쟁은 실존하는 지옥이고 현실이었던 셈이다.
그걸 비추어 나는 모임에서 지도층이 전쟁을 쉽게 결정하거나 혹은 침략전쟁을 하는 경우는 욕망과 결부되어 대게 현장과의 심리적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라고 이야기했던 것 같다. 이 말은 현장에서 뛰는 공무원과 정책을 결정하는 탁상공론하는 높으신 분들과의 그 의견차가 극심한 것처럼 전쟁을 결정하는 지도자는 아늑한 궁전 혹은 관저에서 드넓은 대리석으로 된 긴 탁자에서 지도나 디스플레이 화면을 바라보며 통계로만 비치는 인원수와 계산을 통해 아무렇지 않게 결정한다.
정작 명령이 떨어지면 지금 당장 폭격 속에 돌격하는 군인 한 사람 한 사람은 지도자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다. 보이는 건 전선의 양상과 전쟁의 손익계산서만을 두들기고 있을 뿐이다. 한 사람을 죽이면 뉴스에 떠들썩하게 대서특필하고 살인자를 찾기 위해 난리가 나지만 수십수백 수천 명이 죽음을 당하는 현장은 그저 통계치와 나와는 상관없는 현장일 뿐인 것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