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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텐조 Jan 24. 2024

3명이 어디야?

대학원생의 성장일기 161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백육십 일 번째

어제 눈이 펑펑 내리고 날씨가 뉴스에서 말하듯 모스크바보다 추웠다. 3일 동안 빈소를 지키고 아침 일찍 일어나 식장에 가야 했던, 미라클 올빼미였던 나는 잠을 제대로 못 잤다. 그래서 오늘 자정이 되기 1분 전에 글을 올리는 스펙터클함을 느껴보며 무사히 매일매일 글쓰기에 금이가지 않게 했다. 드르렁드르렁 자고 있는데 일어나 보니 오후였고 마침 오늘 참여 멤버 중 한 명이 밥을 먹자 해서 후다닥 미리 외출하고 모임을 하고 왔다.



오늘 참여인원은 3명이다. 나까지 합쳐서 말이다. 140명의 인원수에 비하면 조촐한 성적이라고 "예전"에는 그렇게 생각했다. 뭐 지금도 아쉬운 부분이 있고 자책을 하기도 한다. 최근에 쿠데타를 도모했던 사람과 친했던 사람들이 단합을 해서 안 나오나 하는 망상까지 해보고 괜히 추운데 안 나오는 사람들에게 의리가 없다며 속으로 욕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달리 생각을 고쳐먹은 것이 오늘도 그 2명에게 이야기했듯 오늘 1명이 나왔더라도 나는 모임을 진행했을 것이다.


그리고 오기인지 복수의 감정도 어느 정도 섞여있는 것도 맞겠지만 안 나온 사람들은 잘해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즉 이 말은 나쁘게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나온 사람한테 즉 지금 함께하는 사람들한테 집중해야 내실이 다져진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 참여한 멤버 2명의 근황과 이야기에 집중하고자 했고 아늑한 분위기에 소수정예로 2시간의 시간 동안 각자의 사연을 나누었다.


모임을 통해 사람을 배운다. 사람들 왜 참여를 안 하지, 아 왜 이렇게 헌신하는데 안 나오는 거지, 프로그램이 재미가 없나?라고 생각하기도 했지만 그렇게 생각해 봤자 그런 감정을 가진채 진행하면 현장에 참여한 얼마 없는 멤버들에게도 그런 감정과 분위기가 전해져서 오히려 독이 될 뿐이었다.



여러 명의 사람을 만나다 보면 별의 별사람도 많고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하는 모임이다 보니 오만가지 인간군상이 많기도 하는 점이 온실 속 화초였던 나에겐 초창기엔 두려움의 영역이었지만 이제는 어떻게 대처해 나갈지 배우는 소중한 시간들인 것 같다. 가진 것에 대해 감사하고 집중하는 능력이 인간관계에도 적용되다 보면 곧 빛이 발할 것이라고 본다.


한 가지 참 어리석다고 하는 부분도 솔직히 느낀다. 모임에 참여하는 요즘 2030대들은 재테크나 경제 혹은 자기 계발에 관심이 많은데 개인적으로 비판하고 싶은 것은 자기 계발 모임에는 열심히 참여하며 자기들의 잇속을 위해 시간을 투자한다. 누구나 그렇고 나도 그렇긴 하다. 그런데 자기 계발에 대한 정의를 잘 못 알고 있는 것 같아 나는 어쩌면 오히려 이 부분이 업계 비밀인 것 같아 내 글을 읽는 사람에게만 공개하고 싶다.


뭔 말이냐면 자기 계발이라는 부분, 즉 나를 성장시키고 추구하는 방향으로 성공하는 길을 닦아나가는 것에 대한 자기 계발의 범위를 좁게 보고 있는 거 같아 어쩌면 내 경쟁자들은 이점만 계속 알기를 원한다. 내가 아는 자기 계발이라는 것은 인간관계의 신뢰, 사회적 활동에서의 이미지 구축 그리고 평판도 자기 계발의 한축이라는 점을 간과한다는 점에서 자기 생각엔 열심히 영어 신문 읽고 회화하고 운동하고 독서한다고 자랑하고 다니며 그게 자기는 자기 계발이라 여기는 것을 보면 속으로 나는 웃고 있다. 


장소도 잡아주고 셀프 스피치 몇번 시켜주니 자신감을 얻었는지 어느새 자기만의 모임을 만들어 컨텐츠도 비슷하고 시간마저 똑같이해서 강퇴를 시켰는데 자기계발 컨텐츠라며 사람들 모으고 있는 예전 멤버는 강퇴되기전에 자기계발 컨텐츠로 자기는 경제적 자유를 누리겠단 이야기를 했었는데 나한테 뒷통수를 때리고 인간관계에 대한 신뢰마저 저버린 것을 보면 이 부분을 간과하고 있는 것 같아 뿌린대로 거둘거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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