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일기 벽돌시리즈 183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백팔십 삼 번째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 잘 나갈 때 조심하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피라미드 최상단 꼭짓점에 올라갈수록 경쟁자들은 많아지고 좋든 싫든 그 시선을 감내해야만 한다. 바라보는 눈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많아진다. 나는 갈길이 멀지만 꼭대기에 위치한 사람들의 행보를 보면서 반면교사 삼아야겠다는 생각이 연신 들었다. 오만함인지 아니면 기쁨에 취해 모든 것이 예스맨으로 바뀐 것인지는 모르나 올라갈 때는 무지하게 힘들지만 내려갈 땐 순식간이다.
최근에 200만 구독자를 자랑하던 유튜버가 잘 나가다 욕심이 생긴 나머지 그랬는지 아니면 진짜로 몰라서 그랬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순식간에 욕을 먹고 있다. 더군다나 그 사람은 사업도 새로 시작해서 의류 브랜드를 런칭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얼마 못 가 일이 터진 것이다. 유튜브의 파급력으로 성공했더라면 그 파급력으로 순식간에 본인 이미지도 망가질 수 있다는 것.
인플루언서라고 자칭하거나 그렇게 불리는 사람들이 간혹 SNS에서 자기 사업을 하며 한참 잘 나가고 화려한 삶을 더더욱 자랑하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화기애애하고 여유로운 모습을 보이는데 화장품 브랜드로 출발해 결국 호박즙 곰팡이에 신뢰와 이미지도 덩달아 나락으로 가버린 인플루언서도 자기가 어떻게 인기를 얻었는지를 모르고 거만의 끝을 달린 모양이다.
그런 것 같다. 자기만의 캐릭터와 콘텐츠로 승부해서 인기와 부를 거머쥐는 것까진 가능하나 이제 그것을 어떻게 유지할지도 굉장히 큰 과제인 것이다. 정상에 도착했는데 거기서 버텨낼 수 없다면 순식간에 낭떠러지로 내려간다. 물론 그들 눈에는 티끌과 같은 사람들의 이야깃거리로 오르락내리락하는 것이 어느새 귀족 되신 분들에게 영 못마땅하실지도 모른다.
예전에 티비에서 가끔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사업에 투자했다가 말아먹은 연예인들이 한둘이 아니라는 것을 계속 보여주었다. 연예기획사차원에서도 연예인의 명성과 이미지를 관리하는 것이 그들의 숙제지만 광고로 막대한 이득을 창출해 내는 것에 혹해서 연예인 이미지를 남발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다가 광고모델로 나온 회사 중에 한 회사가 욕먹을 사건이 나면 덩달아 광고모델이 어느새 고기방패가 되는 순간도 있다.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는지 자기가 잘하고 있는 것을 넘어 다른 것으로 한번 해봐도 되지 않을까? 아니면 내가 나중에 이거는 해보고 싶었는데 마침 잘됐다는 심정이 반영해서인지 다른 분야를 개척하거나 자기 이름을 내거는데 아마 자기가 어떤 이유로 그 자리에 올라왔는지 잘 살폈으면 보다 신중할 것이고 평소에 뜨기 위해 노력했던 시간을 그 분야에서도 얼마나 오랫동안 투자한 것인지는 완전 별개의 일인 것 같다.
아무것도 모르는 데 추상적으로 혹해서 지금 손만대도 돈이 되니 이것도 한번 해보자 하다가 순식간에 나락가는 것을 정말 조심해야 할거 같다. 비단 연예인, 유명인의 사례에만 적용되는 가르침이 아닌 것이다. 욕심을 막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지만 그 정도까지 올라간 사람들이 모를 것도 아닌데 그런 것을 보면 아무래도 말 하나하나에 행동 하나하나에 모두가 손뼉 쳐주니 다 잘되는 줄 아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