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일기 벽돌시리즈 217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이백십 칠 번째
"독서모임인줄 알았는데 아니네요?" 한 두 번 듣는 소리가 아니다. 인문학 모임이라고 해서 또 발제한다는 측면에서 대부분 독서모임으로 착각하고 들어오신다. 내부에서도 독서 모임 해봐도 좋을 것 같다는 이야기가 있어서 오늘 본격적으로 진행해 봤다. 다만 예전에 독서모임을 나갔던 느낌 그대로는 아니다. 내가 제일 좋아하면서도 제일 싫어하는 키워드인 "자기 계발"차원에서의 독서모임은 수두룩하게 많았기 때문이다.
대개 독서모임을 하게 되면 지식정보 전달위주의 이야기 혹은 요약을 해서 이야기를 진행해 나가는데 그것도 나름 좋지만 그걸로만으로는 진정한 "자기 계발"의 뜻을 상당히 겉핡기로 받아들인다는 생각을 지우지 못했다. 그래서 내 나름대로 보완하고자 나만의 스타일로 표현하는 독서 리뷰회처럼 진행을 했는 데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멤버들의 사유를 나는 받아 적어가며 그들의 의견에서 배울 점을 찾고자 했다.
내가 생각하는 지식이란 공기처럼 떠돌아다니는 수준이 아니다. 결국 들이마셔야 내 것이 되는 것이 지식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요즘 시대에 정말로 지식은 공기 수준으로 너무 많이 떠돌아다닌다. 나의 뇌피셜이겠지만 대게 우리나라 사람들은 주관식에 상당히 약한 것 같다. 그 지식을 자기만의 것으로 풀어나가는 것은 주관식의 영역이다. 모임을 열면 전문가의 초청 세미나에는 인원이 붐빌정도로 신청을 많이 하지만 정작 내 의견을 표현하는 시간은 가뭄에 콩 나듯 참여하는 것을 보면 안타깝다.
독서모임이라면서 지식을 표현하는 것에만 몰입한다면 굳이 나갈 필요가 없어진다. 차라리 챗 GPT 한번 더 돌리는 게 이로울지도 모른다. 그런 점에서 회의감이 들었고 여전히 부족하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이런 스텝을 밟아 나가다 보면 어느새 모임도 성장해 있고 나도 성장했음을 느낄 날이 올 것이다. 물론 지금도 2년 전과 비하면 천지개벽 수준의 변화이긴 하지만 말이다.
각자 책을 가지고 와서 이야기를 하는 데 멤버 두 분이 이야기해 주신 것처럼 몇몇 우리나라 전문가들의 책이 자기 자랑만 나열하다 끝나는 경우도 있다는 이야기에 왠지 모를 반성과 반면교사의 포인트를 얻었던 것 같다. 어떤 책이라고 굳이 이야기하지 않겠지만 또 일반화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한 것이지만 나도 그런 점을 많이 느꼈던 것 같다. 개인적인 생각으론 마케팅 문제도 있고 자기 의견에 권위를 실기 위함 또 궁극적으로 국내 내부시장에서의 한계점 때문에 그런 글이 편집되지 않고 그대로 실은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야기를 마치면서 그럼 이 책을 추천하냐는 질문에는 "추천하지 않는다"라는 말도 베스트셀러라는 책이 있는 척 고상한 척하는 책의 한계점을 보여주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도 들었다. 물론 그거라도 읽는 게 어디냐는 생각도 들긴 하다. 그렇지만 그런 단계만 항상 있는 것도 아니고 그것을 뛰어넘어 진정한 사유와 깊은 숙고의 흔적이 남아있는 책들이 우리 사회에 필요해 보인다.
왠지 그런 책들은 없고 앞서 베스트셀러라는 책들이 선도하는 독서 문화가 작금의 잘난 척하는 독서모임 혹은 고상한 척하는 독서모임이 있게 끔 하는 원동력이 된다는 점도 느낀다. 물론 나도 누군가에게는 상대방 표현을 존중하는 척하는 잘난 척쟁이란 비판도 있을 거라는 생각도 들지만 독서의 목적에 따라서 만약 정말 "자기 계발"을 부르짖는 우리 시대 그리고 우리 사회라면 사유와 다양한 생각을 경청하는 듣는 귀 역시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