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듭 좀 풀어볼까?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243

by 포텐조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이백사십 삼 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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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한하게 그런 경우가 있다. 될 때는 무엇이든 잘될 때가 있고, 안될 땐 여기저기 죄다 안 풀리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될 때는 뭘 해도 잘되더니 안될 때는 왜 그렇게 안되는지 열받아하고 한탄해 한다. 급할 때는 정신 바짝 집중해서 이것저것 소지품을 챙기며 길을 나서지만 급할수록 더더욱 판단이 흐려져 도착할 때 정작 중요한 것을 놓고 크게 후회하는 경우도 있다. 일상에서 많이들 경험해 보셨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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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터키에 위치한 프리기아라는 왕국 신전에는 소가 끄는 마차가 놓여있었다. 신전기둥에 마차를 묶어 놓았는데 그 묶어 놓은 매듭을 고르디우스의 매듭이라고 한다. 예전 프리기아의 왕이 고르디우스였으며 그가 이 소마차를 타고 왕이 되었기 때문이다. 왕의 이름이 앞에 붙여질 정도로 이 매듭이 유명해졌던 이유는 왕의 소마차 때문이 아니라 바로 이 매듭을 푸는 자가 지금의 터키와 인근 소아시아까지 지배하는 왕이 되리라는 유명한 예언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매듭은 겁나게 복잡하게 묶여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그 왕국의 유력가라면(만약 실제 그 당시 매듭의 실존여부와 예언이 진지하게 고려되었다면) 한 번쯤은 다들 시도했었을 것이다. 하지만 먼지 쌓인 컴퓨터 본체 뒤의 케이블 선들처럼 오만가지로 꼬여있는지 그 누구도 풀 수가 없었다. 그러다가 한 사내가 나타나 매듭을 푼다. 그의 이름은 알렉산더였다. 그가 매듭을 보자 칼로 단칼에 베어 풀어버렸다는 일화가 있다.


고르디우스의 매듭 이야기가 사실인지 지어낸 이야기인지는 모르나 알렉산더는 소아시아의 왕이 되었고 말년엔 인도를 정복하러 나간다. 그는 오늘날까지 대왕이라는 이름으로 모든 이들 머릿속에 남아있다. 잘되면 더욱 잘되는 그런 경우, 물 들어올 때 노 젓는 경우라 생각하면 즉위하고 동쪽으로 진군하며 자신의 영역을 넓혀가던 알렉산더는 페르시아 정복을 나서게 되면서 매듭까지 풀어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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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분위기 타면 고대로 나아가는 그런 경우가 종종 있다. 무엇이든 잘될 때 기분도 좋고 활력도 생기고 아이디어도 샘솟는다. 또 돈이 돈을 부른다는 선례는 이미 많이 알려져 있다. 사회적인 현상도 그러하다. 양극화가 심해지는 것도 무관하지 않다. 한참 경기가 안 좋을 때는 저소득층은 더더욱 살기 팍팍해지지만 고소득층과 부자들은 더욱 경제적 풍요를 누리거나 크게 벌게 된다.


반대의 경우인 머피의 법칙도 마찬가지다. 안 좋은 신호가 계속 안 좋은 일을 몰고 오는 듯한 징크스가 있듯이 무시하고 해보려고 해도 매번 넘어지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성적에 민감한 스포츠 선수들은 독특한 자기만의 루틴을 만들어 징크스를 극복하고자 하며, 미신에 가까운 행위들에 집착하는 것도 이런 불안함을 떨치기 위한 수단이다. 생각해 보면 될 사람은 되고, 안될 사람은 안 되는 이유는 운명 탓도 할 수 있겠지만 철저히 삶의 패턴에 기인하다고 나는 생각한다.


잘되는 사람들은 가만히 있어서 잘되는 것도 아니고, 반대로 안 되는 사람들도 가만히 있어서 안 되는 것도 아니다. 물론 가만히 있어서 일이 악화되는 경우가 디폴트일 경우가 있겠지만 곰곰이 분석해 보면 눈뜨고 우리가 눈을 감고 내일 다시 눈뜨고 일어나기까지 24시간이라는 시간 동안 무엇을 하고 지내는지를 본다면 막상 하늘에서 뚝 떨어진 "될 사람은 된다"라는 말이 과연 쉽게 나오겠는가?라는 의문에 나는 기꺼이 물음표를 같이 던져보고 싶다.


노오력, 정신력이라는 교훈이 아니라(누차 이야기를 해왔지만 내가 제일 싫어하는 단어다), 그냥 우리가 24시간 살아가면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가 쉽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굉장히 중요한 기로에 다가가는 느낌 또한 지울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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