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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의 심정

대학원생의 성장일기 28

by 포텐조

벽돌 시리즈 이십팔 번째

현재시간 12시 17분 파도 같은 역동적이던 감정이 잦아들어 이내 응어리진 마음을 풀 겸 글을 쓴다.

나는 옹졸한 사람이다. 나는 소인배다. 나는 어쩌면 이기적일 수 있다. 안다. 완벽한 인간은 없으니까.

하지만 내가 좋은 사람이라 믿었던 사람에게 상처를 받았다. 나는 나의 옹졸한 감정마저 받아줄 줄 알았지만 그 사람 입장에선 이해가 가지 않을 수도 있다.

처음엔 나는 몇몇 모임멤버들에게 최근의 심정을 털어놓고 한숨을 털어놓았지만 이내 또 사건이 터진 것이다. 처음 겪어보는 상황이고 감정이기에 분노가 치밀고 배신당했단 생각마저 들었다. 잘잘못을 따지기 전에 나는 그냥 믿었던 사람이기에 그럴 줄 알았지만 전혀 다른 반대되는 행동을 했기에 나는 나 혼자의 상처가 터져버린 것이다. 처음엔 인간회의마저 들었다. 진짜 믿을 사람 없는 건가?


하지만 다른 멤버들과 전화 통화하면서 느낀 점은 또다시 사람에게 받은 상처는 사람에게서 치유받는다를 느꼈고 그리고 안지 오래되었다고 마냥 친한 게 아니라는 점을 이번 기회로 명백히 알았다. 각자의 생각이 있고 관계적 노선이 있을 것이다. 내가 너무 순진한 건지 멍청한 건지 모르지만 모임에서 오래 봤다 해서 인간적인 감정까지 교류될 줄 알았던 것이다. 나는 그렇게 받아들였기에 그렇지만 그 사람은 전혀 이해하지 못할 수 있는 그 감정, 신뢰. 다시 마음을 가라앉히니 생각이 잡히고 경험치를 쌓았다.

이제는 알겠다. 인간에 대한 기대를 내려놓으라는 가르침들이. 그리고 인간관계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고 나의 욕심을 내버려 두고, 받고자 하는 마음을 저버려두고 사람을 챙기다 보면 나와 같은 사람들이 생길 거란 생각을 하고 반성을 하게 된다. 끼리끼리 모인다는 불멸의 인간관계 진리를 다시금 새기며. 나는 나와 맞고 결이 맞는 사람들과 함께 하겠다. 나를 지지해 주고 함께해 주는 사람에게만 집중할 것이다. 저번의 글처럼 굳이 내가 거기에 왈가왈부하고 신경 쓸 필요가 없다. 서로 감정낭비인 셈이니.


오늘의 교훈을 몸소 체험하고 뼈저리게 느끼며 인간의 당위성을 내려놓고 이제는 집중할 것에만 집중하겠다.

그동안 내가 너무 옹졸하지 않았는지, 또 경계를 애매하게 설정해서 스스로 마음 주고 자기 혼자 상처받는 행위에 대하여 이제는 명백해져 오늘 글을 쓰며 나를 훈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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