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일기 벽돌시리즈 426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사백 이십 육 번째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15권을 시작합니다!
눈을 뜬다. 반쯤 감긴 채로 알람을 끈다. 다시 자고 싶다. 하지만 다시 두 번째 알람이 울린다. 간신히 몸을 일으킨다. 새로운 하루가 시작되었다. 일어나고 다시 달리고 다시 눈을 감고 또 다음 날을 맞이하기까지 우리는 철저히 일상에 속해있다. 일상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그 누구도 없다. 이벤트가 간간이 터지면 신선함과 활력을 얻기도 하지만 그날은 365일 시간 속에 손에 꼽을 정도로 희귀한 케이스다.
그런데 사람들은 일상을 모르고 매 순간의 이벤트를 바란 채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정을 무시하지는 않지만 과정에서 의미를 찾기 힘들어하는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이 지루하고 무감각한 하루에서 환상의 나라 놀이동산과 같은 이벤트의 현장은 비포애프터처럼 극명하다. 모든 이가 매일이 여유와 만족 그리고 환희가 넘치는 하루로 채워지길 바라지만 당연히 그렇지 않다.
어쩌면 고통스러우기까지 한 일상에 초점을 맞추어야 하고 정면돌파가 필요하다. 어떤 다짐 혹은 어떤 목표나 동기부여가 생겼을 때 내 경험에 비추어 보건대, 그것을 실천으로 옮기는 것을 상상한다면 그때란 일상과 거리가 멀다. 지금처럼 동기부여가 되었을 때나 감정이 긍정적으로 요동칠 때 움직이는 것을 지켜본다면 나는 그때까지 실천하지 않거나 해야 할 것들이 일상에 묻혀 마치 다른 영역인 것처럼 중요도가 밀리다가 어느새 또 망각하게 된다.
이는 그 사람의 게으름이나 철없는 사고에 원인이 있지 않은 것 같다. 그런 생각을 언제든지 할 수 있고 심지어 항상 하기도 한다. 그것보다는 일상 전체에 대한 시각을 달리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것은 일상에 속해있다. 좋은 때도 일상이고 나쁜 때도 일상이다. 빅 이벤트가 터지는 날도 결국 일상에 속한다. 여행을 가서 잠깐의 기분을 환기하는 듯 하지만 그 역시 일상의 일부일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일상에 대한 중요성, 일상에서 일어나는 평범한 변화들에 관해서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냉정하게 생각해 보면 내가 통제할 수 있는 환경은 결국 일상뿐이며 어떤 극적인 상황이나 행운의 순간은 내가 통제할 수 없다. 하루를 살아가면서 내가 보고 듣고 마주치는 환경 그리고 내가 어떤 활동을 하는지에 속한 일상만이 변화시킬 수 있다.
누군가는 "그럼 내가 운동하고 공부하는 게 일상이 아니냐?"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일상을 온전히 받아들인다면 일상에서 닥쳐오는 모든 것에 대해, 특히 번아웃이나 지루하기 짝이 없는 쳇바퀴 같은 일상에 대한 리뉴얼이 필요함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일상은 좋지도 나쁘지도 않다. 좋은 것만 바란 채 시간만 흐른다. 나쁜 것을 버티기 힘들어하고 좋은 것을 못 기다리는 인내심이 일상의 변화에서는 놀라울 정도로 강해진다(?). 결국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 것 같은 일상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누구는 때를 기다릴 것이고, 누구는 번아웃에 해방되기를 기다릴 것이고, 또 누구는 포기를 고민할 것이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결국 일상에 속한다. 나의 일상에서 무너지고 나의 일상에서 회복한다. 또 나의 일상에서 변화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 과정에 대한 의미를 안다면 어쩌면 한 때 작게 보였던 것들이 조금 달리 보일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든다.
[매일마다 짧은 글에서 우리 모두를 위한 가능성, 벽돌시리즈는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