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일기 벽돌시리즈 431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사백 삼십 일 번째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에 사실상 참전을 한 북한 소식을 접하면서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첫째론 만여 명 이상의 규모의 병사들을 보낼 정도로 러시아와 긴밀히 실무적으로 협력적인 네트워크가 형성되었다는 것, 둘째론 김정은 체제가 그만큼 숨구멍을 뚫고자 안간힘을 쓰고 있다는 의미라는 것. 사상, 문화적으로 강경책인 반동사상문화배격법 등을 제정하며 단속하는 것에 더해 압록강 대홍수로 체제의 불완전성을 계속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오물풍선이나 참전은 북한 정권의 체제안정을 위한 연장선상의 사건들이라 말할 수 있다.
1945년 10월 14일에 소련군과 함께 등장한 김일성의 모습은 북쪽민들이 보기에 너무나도 앳된 청년이었다. 그런 그가 북쪽을 통째로 먹을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고 옆에 있던 주인인 소련마저 그를 온전히 손아귀에서 부릴 줄 알고 있었다. 스탈린과 마오쩌둥에게 어리광을 부려가며 전쟁 지원을 바싹 당겨 50년에 민족 대참사인 6.25 전쟁을 벌였던 그는 잠시 휘청거리려 찰나 책임을 박헌영과 믿고 따르던 동료 몇몇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식으로 교묘히 피해나가며 정치적인 생명을 연장시켰다.
초창기 북한도 중국처럼 파벌세력이란 게 존재해서 마오쩌둥의 일시적 일인체제처럼 굴러가기는 힘들었다. 하지만 놀라울 정도로 정치적 술수가 뛰어났던 김일성은 이들 파벌을 하나하나 제거하는 작업을 완성시키며 1956년 8월 종파사건으로 김일성 유일체제로 거듭나게 한다. 우리가 생각하는 북한의 독재정이 이 무렵 시작된 것이다. 중국 쪽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던 연안파와 소련과 연결되어 있었던 소련파를 이 사건을 기점으로 무너뜨리고 중국과 소련이라는 거대한 공산주의 대국의 개입을 차단하며 주체사상을 본격적으로 들이밀게 되었다.
북한을 온전히 이해하려면 수령제와 그들이 내세우는 이념에 대해서 어느 정도 알고 가야 한다. 금단의 지식처럼 "주체사상"이란 단어를 꺼내고 다루기가 참 난감한데 오히려 이런 터무니없는 사상에 대해 알고 가는 것이 북한이 얼마나 답이 없는 지 다시 한번 입증하는 학습이 될 수 있다. 대충 구글링을 해보니 한마디로 수령과 인민은 하나이며 수령은 정치 사회적으로 인민에게 두 번째 생명을 부여한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수령과 함께 끝까지 가야 하며 충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첫 번째 생명은 부모가 주었을진 몰라도 인간으로서 온전히 기능하려면 수령을 통해 정치 사회 조직에 속해야 하며 김 씨 3 부자와 조선노동당의 통치에 따라서 움직이는 것만이 영원한 정치사회적 생명과 지상락원으로 갈수 있단 논리다. 아무튼 사이비종교의 국가판이라고 불릴만한 괴상한 교리로 혹세무민 하여 사람들을 통제하는 것이 기본 논리고 그 논리에 따라 모두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려고 하는 것이 북한이 꿈꾸는 지상낙원, 강성대국의 실체다.
김일성은 이런 논리가 통하려면 적어도 줄곧 이야기했던 강성대국이라던지 지상낙원에 부흥할만한 인민생활에 개선하는 결과를 보였다면 그만큼 불량국가로 내부체제에만 항상 몰두할 정도로 신경 쓰지 않아도 됐을 것이다. 허나 한번 맛 들인, 과거 부산 코앞까지 진격의 기억으로 정신을 못 차렸는지 북한 사정과 거리가 먼 중공업에만 관심을 집중해서 허울뿐인 경공업과 농업등 경제적인 파탄 국가로 북한을 몰아넣었다.
결국 연속적인 정책 실패와 경제적 실책, 중소의 시장경제 진입으로 코너에 몰린 북한은 모라토리엄과 외채상환거부를 하며 배째라식으로 버티고 핵개발까지 하는 등 지상 최악의 국가로 현재 그리고 과거와 미래의 역사서에 당당하게 자리 잡게 되었다. 물려받은 김정일과 김정은은 많은 이들이 희망적인 생각이 한 스푼 담긴 북한 체제의 몰락을 바라보았지만 오히려 불안정성을 역이용하여 북한 내 정치 사회적 상황의 위기를 타개하는 방법을 구사하며 세습에 세습을 거두며 연명줄을 이어나가고 있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는 이유는 김일성의 손을 부여잡고 그대로 따라하려던 루마니아의 차우셰스쿠가 아내 엘레나와 함께 처절히 총살당하는 것을 지켜보고, 리비아의 카다피가 서방과 관계 개선을 위해 핵 포기를 선언한 후 나토와 시민에게 철저히 털리다가 최후를 맞이하는 것을 보며 핵 포기를 마치 체제포기와 같이 여기고 있는 실정이다. 때만 되면 대남 도발이라던지 전쟁을 일으킬 것만 같은 김정은과 북한 지도층의 스탠스는 모두 밥줄,돈줄,생명줄 유지에 혈안이 되어있기 때문이다.
북한 관련 논문에서는 Durability, 하루아침에 쓰러져도 이상하지 않을 북한이 몇 년 혹은 몇십 년 동안 버티는 것을 보면서 그 특유의 정치체제에 대한 개념과 용어로써 북한 체제의 내구성, 유지력을 다양한 시각에서 바라보고 있다.
[매일마다 짧은 글에서 우리 모두를 위한 가능성, 벽돌시리즈는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