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일기 벽돌시리즈 432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사백 삼십 이 번째
저마다의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 인생관, 세계관, 가치관 등등 바라보는 관점이 다 다르다. 획일화된 사회의 벽을 깨부수려는 사람들의 관점은 언제나 다채롭고 신선하고 배울 점이 많다. 돈을 우선시하는 사람부터 이웃사랑을 중심에 두는 사람까지 내 옆을 스쳐 지나간 사람들 모두 각자의 생각대로 삶을 꾸려 나간다. 다만 개똥철학을 좋아하는 입장에서 바라보기에 한 가지 걸리는 게 있었다.
이런저런 생각 다 좋다! 그런데 내 입장에서 보노라면 과연 그 개똥철학대로 살아가고 있는지는 정말 정말(한번 더 정말) 차원이 다른 문제라는 것을 자각한다. 내가 세운 가치관 혹은 인생관, 그리고 환경과 주변인들로부터 어느새 부여받은 관점의 양립 속에서 사람들은 고민하고 타협하거나 선택하기 마련이다. 어떻게 살아가면 좋을까? 여러 가지 머릿속의 시뮬레이션이 돌아간다.
정말 자신의 입으로 고백하거나 내면화한 생각이 맞는지 고민한다면 이제 현실의 벽이 다가왔다. 검증의 시간이 다가온 것이다. 나 포함해서 99프로의 사람들은 확신하건대 아이디어는 아이디어로만 생각은 생각으로만 남겨둘 게 분명하다. 나의 생각이 맞는다면 그리고 그 생각대로 살아가고자 한다면 그것을 현실에서 어떻게 적용할지 명확히 파악하는 것도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다.
기존의 질서를 뒤엎고 새로운 생각의 질서를 마련한다는 것은 충격과 공포가 아닌 이상에야 쉽사리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 다들 생각을 검증하는 것에 이질적으로 느껴질지도 모르는데 결국 개똥철학대로 살아가느냐를 논해본다.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 혹은 비슷한 생각을 공유하는 사람들은 많으며 심지어 이미 그것대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나는 이제 그 철학대로 살아가는데 시작도 안 한 셈이다.
굳이 검증할 필요까진 없는 생각은 생각으로만 간직하는 관점들이 대다수다. 하지만 가치관의 입장에서 필연적으로 본인의 목적과 결부된 어떤 생각은 분명 실천을 필요로 한다. 내가 마주 보는 현실과 현장, 두발을 딛고 서 있는 이곳에서 발현이 되느냐 되지 않느냐는 생각을 생각대로만 놔둘 것인지, 즉 검증이 안된 생각대로만 둘 것인지 아니면 나만의 기준으로 정으로 따질 것인지 안티테제로 조치를 취할 것인지는 몸으로 만들어야 한다.
실천의 중요성을 목놓아 외치지만 그럼에도 쉽지 않다. 말과 생각은 그렇게 해도 정작 손이 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이 같은 경험을, 나를 포함한 수많은 사람들이 딜레마에 시달리며 시작하는 데 아무 문제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움직이지 않을 수 있다. 한 가지 이유 중 하나는 생각이 검증되는 것 자체가 오히려 불편한 경우가 있을 수 있다는 것. 현재의 안위가 곧 닥쳐올 변화로 흔들리면 두렵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거르고 걸러내더라도 이 생각대로 할 것인지 말 것인지가 뮤지컬의 극적인 순간처럼 무조건 닥쳐오게 된다. 작심삼일의 시작도 거슬러 올라가면 결심이고, 내가 어떤 커리어를 정한 것도 결국 어느 순간의 마우스 클릭 한 번으로 지원했기 때문이다. 개똥철학이 힘을 받으려면 온전히 집중할 필요가 있다 느낀다. 100의 집중력을 단 한번 갈라치면 벌써 50대 50이 되기 때문에 때론 돋보기처럼 나만의 철학을 키워낼 필요가 있어 보인다. 검증의 과정을 무조건 거치고 나서야 만 그 생각에 대한 발전,유보,폐기의 선택이 가능하다 느낀다.
[매일마다 짧은 글에서 우리 모두를 위한 가능성, 벽돌시리즈는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