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일기 벽돌시리즈 441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사백 사십 일 번째
"제꺼라구요!". 예전의 나는 아이디어에 대한 민감도가 무척 대단했다. 무슨 말이냐면 내 아이디어가 도난당하지 않을까 하는 뜬금없는 두려움이 많았다. 지금에서야 저작권이 보장되고 책임이 확실해졌다 하지만 그럼에도 인터넷에 나의 창작이나 아이디어가 돌아다니면 어쩌나 하고 노심초사했던 것이 내가 글을 시작하는 데 큰 걸림돌이 되었던 것 같다.
아이디어나 창작의 영역에서만 남이 도용한다라는 생각을 가졌었지, 내가 모임을 하면서 그런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하지만 어느새 인원이 차면서 어느 정도 다양한 유형의 사람을 접하고 보니 뭘 하든 따라 하는 사람이 있는 가 하면 뭘 하든 자기도 해보겠다고 몰래 추진하는 경우도 보았다. 그런 것을 보면서 당시에 처음 맞닥뜨리는 상황에서 크게 감정이 요동치기도 하고 상처를 받았다.
그러자 어떤 멤버가 내게 해준 말 한마디가 위로가 되었던 것 같다. "오리지널은 따라갈 수 없어요". 어떻게 보면 이미 상황은 돌이킬수 없이 전개가 되어가고 혹은 누군가 나의 무언가를 따라 해서 뛰어넘을 수도 있다. 하지만 아무리 똑같이 따라 한다 해도 내가 가지고 있는 색깔 그것 자체는 따라 할 수 없다는 생각에 치졸했던 과거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게 되었던 것 같다.
여전히 누군가 나의 아이디어를 그대로 따라 하거나 사용한다면 예전의 감정이 그대로 올라올 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나도 누군가의 아이디어를 그대로 따와서 만들 때 있는 그대로 만들지는 않는다는 것, 의도하든 의도치 않든 어떤 재료를 가지고 온다 해도 나의 색깔을 담을 수밖에 없다. 진정한 창작물이라면. 그래서 내가 매일마다 글을 쓰는데 예전 같았으면 "아이고 내 생각 빼앗긴다~~"라고 걱정하던 것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이는 것도 이런 생각에 기인하는 것 같다.
물론 그렇다고 재료를 핑계로 누가 봐도 복붙 한 것같이 보이게 한다면 문제의 소지는 결국 저작권과 저촉될 것이다. 실수하든 의도하든 이 애매모호한 경계에서 참 말들이 많기도 해서 나도 지금 뭐라고 확답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이런 창작의 과정과 창작물에 대한 접근 태도가 여전히 진행과정이며 항상 그렇지만 모든 생각은 유동적으로 시간과 상황에 따라 변하기 마련이다.
아무튼 무슨 창작을 하든 똑같아 보이더라도, 계속 지켜보면 점차 색이 분명해지고 달리 보인다. 이미 배어있는 자기만의 색감은 계속 자신의 행보에 계속 배어 나오기 마련이고 어떻게 보면 창작뿐만 아니라 삶 전반에 걸쳐 있는 것이기도 하다. 나 스스로를 위해서라도, 넓은 태도를 지니고자 위로의 한마디를 곱씹어 보았더니 나만의 색감을 더욱 진하게 만들자라는 게 나의 기본노선이 되었다.
바야흐로 아이디어의 전쟁, 콘텐츠의 시대에서 어떤 표절이슈가 터진다거나 아이디어에 대한 도용 문제로 인해 민감하게 반응하기도 한다. 덧붙여 삶 자체에 대해서도 저작에 대한 권리가 이루어져야 한다. 다만 그 이전에 앞서 당신이 어디선가 도용당할 피해를 입었다면 아무리 따라 하려고 해도 당신이 가는 그 길을 온전히 똑같이 만들 수 없을 것이며 도용한 누군가도 결국 자기만의 색깔로 표현할 수밖에 없게 된다.
일단은 스스로 색감을 진하게 하려면 묵묵히 제 갈 길을 가는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어디서나 날파리는 꼬이기 마련이다.
[매일마다 짧은 글에서 우리 모두를 위한 가능성, 벽돌시리즈는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