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일기 벽돌시리즈 450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사백 오십 번째
사람은 어떤 기준과 "마땅히 이럴 것이다"라는 기대에 연연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다 그렇게 되노라면 자기는 최소 홀가분에서 최대 만족까지, 다양한 감정의 연장선상에서 하루를 보내게 된다. 살맛 나는 세상이란 기대의 성취에서 이루어지는 면이 크다. 우리의 기대는 워낙 다양하다. 눈 뜨고 눈 감기까지 보고 듣고 느끼는 것에 우리의 기대는 어느새 얹혀져 있다.
기대가 그대로 이루어지면 참 좋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무척 많다. 내가 거는 기대에 대부분은 사실 버려지는 카드들이다. 나의 노선을 따라 걷다 보면 기대하게 된다. 왜냐하면 목표성을 띄는 그 무언가라 한다면 필연적으로 내가 바라는 것이고 그 바라는 것이란 자연스레 기대와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느새 떼쓰는 아이의 올드버전을 보듯 그게 이루어지지 않으면 굉장히 실망하게 되고 울지만 않을 뿐이다.
그래서 기대를 내려놓으라는 말들을 많이 하고는 하지만 정작 떨리는 손과 긴장된 표정은 여전히 내려놓지 않고 유지되고 있다. 즉 그래도 기대하고 있다는 말이다. 말로는 "에이 기대 안 해~ 괜찮아~"라고 한 들 내심 "제바알!!!"이라고 외치고 있다. 그러다가 달성되면 방금 전에 태연한 그 사람의 표정이 맞는지 열광하는 재미난 광경을 보게 된다.
달성되지 않으면 "괜찮아~"라고 하면서 울적해진다. 나의 말은 속일 수 있어도 나의 감정까지는 속이지 못한다. 결국 생각은 여전히 기대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기대를 어떻게든 내려놓거나 기대치를 대폭 낮추고 싶은 데 쉽지 않은 이유는 내가 거기에 미련이 남을 만한 요소가 내재되어 있기 때문이고 마치 외교 채널에서 절대 양보하지 못할 "타협 못하는 최소 이익"처럼 물러나질 않는다.
기대를 내려놓고 싶으면 너무 단기적인 관점으로 보지 않아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에게 어떤 기대는 빠른 시일 내에 이루어져야 할 어떤 목적이라면 그 시점을 너무 빨리 잡거나 그런 기회가 단 한번뿐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래서 기대치를 내려놓으려면 상당한 심적인 공간을 할애해야 하며 덩치 큰 이놈의 코끼리는 영역을 너무 많이 잡아먹긴 하다. 그만큼 쉽지 않다.
기대를 내려놓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여겨지면, 너무 확정적으로 단정 지으려고 하기 때문에 심리적 괴리가 더 생기는 경향도 보인다. 즉 순수한 관점에서의 기대치 제로는 그 누구도 해낼 순 없다. 누군가에게 "당신의 기대가 이루어졌습니다" 말한다면 아무리 해탈해 보이는 사람도 미소를 짓기 마련이다. 그래서 기대치 제거는 너무 현실성이 없어 보이지만 적어도 양립은 할 수 있다.
기대를 내려놓으면서 기대를 하는 양립.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냐 하면은 지금 내가 기대하는 것이 내심 이루어지면 좋지만 그렇다고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해서 연연하지 않으려 하는 것. 이는 장기적인 안목을 반드시 필요로 한다. 마치 전술에서는 이기지만 전략에서는 패배하는 경우처럼 우리 삶도 전술에 너무 연연하다 전략을 바라보지 못하고 전체를 그리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기대는 무게를 어느 정도 먼 거리까지 분산시켜 놓는다면 기대가 무너지더라도 그 충격은 이전보다 크지 않을 것이다.
[매일마다 짧은 글에서 우리 모두를 위한 가능성, 벽돌시리즈는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