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일기 벽돌시리즈 471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사백 칠십 일번째
인터넷에서 댓글 여러개가 달린 게시글을 보았다. 세계에서 가장 키가 큰 여자와 키가 작은 남자의 만남이였나? 카드뉴스처럼 올라와 있던 게시물이였다. 밑에 달린 댓글은 가장 키가 큰 여자와 키가 작은 남자에 대해 키가 너무 커서, 너무 작아서 모습이 이상하다라는 글을(최대한 순화해보자면) 썼다. 이와 비슷한 글들이 혐오성 발언으로 달리기도 했는데 익명의 인터넷 세상에서 솔직한 표현 혹은 순화되지 않은 표현과 동시에 후술할 댓글을 통해 많은 것이 떠올랐다.
대댓글로 공감가는 글이 있었다. "유인원과 인간은 한 끗차이다. 그러나 동물들은 본능에 충실하지만 있는 그대로 목구멍 너머로 내보내지 않은 채 여과해서 표현하는 존재가 바로 인간이다"라는 식으로 표현하는 것을 보고 뭔가 아무것도 안했는데 반성하게 되는, 와닿는 글이였다. 요즘에는 솔직함 혹은 당당함에 대해서 매력을 느끼거나 그것이 건방짐 대신 자신감이라 칭송해주지만 그 나름대로 위선이 있다고 생각한다.
위의 사례는 가장 키가 큰 여자와 키가 작은 남자에 대해 혐오적인 발언 그리고 그것을 옹호하는 댓글은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이 뭐 어떠냐? 다들 징그럽다고 느끼면서 숨기는게 이상하다"라고 이야기들을 한다. 1차적으로는 누구나 평범한 무언가와 다른 것에 괴이함을 느끼거나 이상하다고 본능적으로 느낄지 모른다. 그러나 단순 외형으로만 인간을 판단하지 않고 그 자체로 존중하는 것이 사람의 도리라고 생각해본다.
뇌없이 내뱉는 것과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은 결이 다르다. 솔직하다고 스스로 외치는 사람은 무례함의 차이를 모르는 듯 하고, 내가 싫다고 감정적으로 대하게 되면, 사실상 그냥 길가다가 맘에 안든다고 폭력을 행사하는 유인원과 다를바가 없다. 이 미묘한 결의 차이를 감지하지 못하는 것은 말하는 자 혹은 표현하는 자의 책임이다.
온라인 뿐만 아니라 오프라인 현실에서도 당당함, 솔직함에 대해 지지하긴 하지만 노골적으로 물어본다던지 자기 멋대로 예단하면서 극단적인 발언을 하는 것을 솔직함이라고 한다면 나는 그걸 1차적인 본능이라고 이야기 하고 싶다. 진정한 솔직함은 2차적인 필터에 기반해서 나오는 것이며 그것이 최소한의 도리이고 같이 살아가는 세상에서 도덕이나 법이라는 합의점 내지는 기준에 근거해서 살아가는 것이다.
커피콩째로 씹어먹는다면 그 누구도 커피를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