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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텐조 Dec 04. 2024

뜬 눈으로 지새운 밤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474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사백 칠십 사번째



잠을 못잤다. 이유는 간단했다. 무슨 짓을 할지 모르기 때문에. "계엄"이라는 단어를 서브컬처에서나 혹은 교과서에서나 보던 개념이라 인식하고 있었던 찰나 실제 시전해버린 놀라운 24년도의 12월에서, 살아숨쉬는 역사로 계엄이 무엇인지 참교육 당하고 있는 했다. 생중계되고 있는 광경에서 놀라움과 경악, 공포가 만감하는 하루가 되어간다. 경제롤러코스터처럼 요동치듯 아마 많은 이들의 감정도 롤러코스터처럼 요동쳤을 것이다.



때는 10시 반경 흥얼흥얼 거리고 있었던 찰 나, 톡이 온다. "뉴스?? 뭐가...에?!", "속보 비상계엄 선포" 찰나의 순간이였지만 많은 것이 스쳐지나갔고 이미 가짜뉴스로 판명되었지만 "11시부터 야외출입금지령"도 접했을 때 사태의 심각성이 확 다가왔다. 오늘 모임도 취소해야 하나 싶었고 내가 하는 말 한마디, 행동 하나하나에 조심해야지라는 셀프 검열까지 하게 되는 불안한 밤이였다.


나열하기에는 너무나도 많은 분단위의 사건이 있었고 그렇게 약 3시간 천하는 190명 가결로 끝날줄 알았더니 여전히 버티기에 나서는 것을 보고서 잠을 자지 못했다. "계엄"이란 카드는 일반인들의 인식 그리고 심지어 법률가들이 사문화된 개념이라고 느낄정도로 뜬구름 잡는, 국가라는 공동체의 최후의 카드이자 마지막 선택이나 다름없는데 이것을 썼다는 것, 그리고 해제가 가결되었음에도 어차피 갈때 까지 간 거 한 번 더! 라고 할 수도 있는 상황이 나올 수 있다는 것에 대한 불안감이 있었다.



민주화 이후 "계엄"이라는 단어는 문민통제가 자리잡아가는 우리나라에서는 말 그대로 전시, 사변에 준하는 체제에 심각한 상황이 있었을 때만 발동되는 "정치적 핵미사일"이나 다름없었기 때문에 그런 상황은 오지 않으리라 오판했다. 전세계 다른 독재자들도 이런 전략 무기를 남발하다가는 역풍 혹은 훅가는 경우가 있었고 심지어 쓰기 위해 가짜 명분이라도 어떻게든 만들려는 수작을 부린다.


방송국과 언론사도 아무 문제 없었지, 오로지 50명 정도 되는 특전사로 국회만 점거하면 끝날 줄 알았던 정말 형편없었던 계획. 명분도 백투더 20세기 중후반으로 돌아가는 북풍에다 실패하니 방콕하고 시간만 보내는 무능함까지. 다만 3시간 천하라고 우습게 보는 것도 문제다. 계엄사 포고령은 야만과 폭력성이 절로 드러나는 실로 무서운 전문이였고 1항과 3항, "정치적 활동금지" 그리고 "모든 언론과 출판은 계엄사의 통제를 받는다"라는 문구에서 소름이 돋았다.


어떻게 보면 민주주의라는 소중함을 다시 일깨우고 확실히 머리에 학습시키는 계기가 되지 않을 까 하는 공교롭게도 그나마 좋은 점을 찾아본다.


[매일마다 짧은 글에서 우리 모두를 위한 가능성, 벽돌시리즈는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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