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일기 벽돌시리즈 476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사백 칠십 육번째
바이마르 공화국이 무너지는 순간은 한 순간이였다. 일련의 혼돈적인 배경과 합쳐져 몇년의 예산을 합쳐도 부족한 배상금을 지불해야하는 상황에서 국민들에게 교묘하게 빈틈으로 찾아온 나치당과 기존 내각의 지도부의 오판으로 히틀러를 총리로 앉히고 수권법을 통과시킨다. 그리고 당시 가장 선진적이고 민주적인 방식으로 통치되었던 바이마르 공화국은 멸망했다.
오바마가 5일 연설에서 한국의 상황을 예로 들면서 "민주주의는 지키기 어렵다"라고 이야기를 하듯이 시민들의 감시와 정치적 관심을 꾸준히 필요로 하며 민주주의를 쟁취하기 위해서는 피가 필요했지만 민주주의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땀이 필요하다. 먹고사니즘이라고 이야기를 하지만 국민의 주요한 관심인 경제나 일상의 토대는 민주주의의 테두리 안에서 이루어진다. 정치는 나와 무관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에 안타깝다.
한 가지 큰 오해는, 사람들의 정치적 무관심이 일어나는 이유중 하나가 "서로 치고 받고 싸우고, 맨날 지지부진하는 그 상황이 짜증나고 신속하게 일이 추진되지 않는 것이 답답하다"라는 것이 주요 이유인데 높으신 분들이 부가적으로 그런 인식을 오히려 즐기고 있을 것이다. 정치적 무관심이 많아질 수록 신경쓸게 적어지기 때문이다. 참 양면적인 것이 그런 모습을 비춰 줄 수록 경각심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질려버려서 티비를 끄게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부분이 바로 민주주의가 작동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입법부,사법부,행정부의 삼권분립아래 각자 서로를 치열하게 견제하고 한 쪽이 폭주하지 않게 발목을 붙잡는 것이 바로 민주주의이며 만약 한 쪽이 나아가고자 한다면 다른 두 부분의 구성원들을 설득하고 합의하는 식으로 절차적으로 진행된다. 뉴스에 비추는 모습은 서로 고함지르며 싸우는 것이 마치 지지부진하고 일도 안하는 식으로 보이기 때문에 보는 이로 하여금 질리게 만든다.
우리나라에서 일어나는 작금의 상황에 대해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려고 하고, 민주주의를 역행하려는 시도에 대해서 3시간만에 잦아든 것이 참으로 다행이다라는 생각을 하지만 앞으로도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으리라 보장은 그 어디에도 없는 것 같다. 45년 전에 일어난 계엄을 마지막으로 그리고 6공 출범후 독재라는 인식은 구시대적 사건의 일부라고 착각했지만 실제가 되었다. 몇십년에 걸친 피와 땀의 민주주의가 정말 하루아침에 순식간에 무너질 수 있단 경각심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