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일기 벽돌시리즈 551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오백 오십 일 번째
"제 취미요? 아~~ 뭐... 많은 것들이 있죠. 저녁에 잔잔하게 와인 한잔을 하며~ 저녁에 시사프로그램을 보면서, 가볍게 헬스를 하고 난 후 영어 공부를 마치고 독서를 한답니다" 이게 취미인가? 오늘 모임에서 취미에 관한 신화를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었다. 원래는 다른 멤버들의 발언을 먼저 양보하지만, 발제자가 의문을 표하는 취미가 내게도 똑같이 의문이었기 때문이다.
디스플레이용 취미. 딱 그거다. 누군가가 내게 취미를 물어본다면 그럴듯하게 만들어 내야 한다. 설령 하지 않는 취미를 만들어 내서라도. 나만 그런 줄 알았더니 다른 멤버들도 똑같은 심정이었나 보다. 내가 가끔 행복과 엮어서 자주 하는 멘트가 있는 데 "내가 좋거나 만족하면 장땡"이다. 취미도 똑같이 설명했다. 남들이 보기에는 예를 들어 "저.. 저 블록 쌓는 거 저 애들이나 할 거를 어른이 하고 있다" 한들, 내가 좋으면 장땡이다.
취미라는 프레임을 설명하면 대게 있어 보이는 무언가를 떠올린다. 하지만 실상은 집에서 소파에 누워있기, 멍 때리기, 유튜브 보기, 넷플릭스 보기 등등이 시간을 차지한다. 그러면 그게 취미다. 하지만 다들 그렇게 이야기하질 않는다. 자기소개서나 대화를 나눌 때 솔직하게 말하기는 당연히 쉽지 않다. 취미는 사생활의 부분이면서도 그럼에도 자기 개방의 표현 중 하나이기에 양 사이드에 걸쳐있어 애매하다.
나만 그런 줄 알았더니 다른 멤버들도 뜬금없는 딴짓이나 별 의미 없는 행동을 자기 취미라고 소개하기도 해서 큰 동질감을 느꼈다. 그리고 급 나누기를 좋아하는 사회에서 취미도 나누려고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취미는 자기만족의 영역이다. 앞서 서술했듯 누군가가 유치하게 볼지라도 나는 되게 재미있으면 나만의 취미다. 취미는 크래프팅(CRAFTING)의 영역이다. 만들어 내야 하는 영역이다.
사람들이 좋다 좋다 하는 독서라는 취미도 내가 안 맞으면 취미가 아니고 그냥 억지로라도 가끔 읽는 수준에서 그쳐도 상관이 없다. 사람들은 책을 읽는 것이 벼슬이라도 되는 것처럼 여기지만 정작 우리나라 독서율이 그렇게 높지 않다는 것은 마치 최근에 교육열에 뜨거운 명품패딩입은 엄마 패러디처럼, 속 빈 강정과 허례허식처럼 느껴진다. 뭐 그것도 자기만족이라면 어쩔 수 없지만.
[매일마다 짧은 글에서 우리 모두를 위한 가능성, 벽돌시리즈는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