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일기 벽돌시리즈 633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육백 삼십 삼 번째
영화 인디아나 존스와 툼 레이더는 고대 유적과 유물을 찾아 떠나는 내용의 모험 액션 영화다.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지만 어디론가 모험을 떠나는 이야기는 가슴을 설레게 만든다. 그런데 영화에서 나오는 대부분의 스토리가 그러하듯 주인공은 죽지 않는다. 일단 이게 거의 보험처럼 보장되어 있다. 다음으로 총과 칼이 난무하는 액션이 멋지게 그려지기 때문에 현실적인 위험과 두려움으로 다가오기보다는 모험의 과정으로 재미있게 여긴다.
현실에서 미지를 탐험한다는 것은 내가 가보지 못했던 공간으로의 여정이다. 비유적인 표현이라면 심적으로 안전영역 밖으로 나가는 모든 것을 뜻 할 것이다. 해외여행과 모험이 다른 건 전자는 삶이 직접적으로 좌지우지되지 않는 것이지만, 모험은 삶이 그 안에서 크게 요동치는 경험을 하게 된다. 마치 하이리스크 하이리턴 같은 매혹적인 느낌마저 드는 것이 모험의 모습이 아닐까 싶다.
또한 현실에서의 모험은 혹독하다. 인디아나존스나 툼 레이더 주인공은 발이 항상 통풍이 잘되고 젖지도 않은 채로 뛰어다니는 것 같지만, 걷는 것조차 괴로운 게 모험일 수 있다. 그래서 간혹 클리셰처럼 영화에서 어떤 유적지를 방문했는 데 이전에 미리 도전했던 수많은 모험가들의 앙상한 뼈들을 보는 모습이 나온다. 이처럼 온갖 위험한 것들이 사방천지에 깔려 있지만 그것을 헤쳐나가는 것이 모험가의 자질이다.
돌아와서 일상에서의 모험은 사실 이렇게 거창하지 않다. 그래서 스케일에 다소 실망스러울 수가 있다. 하지만 그만큼 보정을 받는 법. 대부분의 일들은 생명과 직결되지 않아서 다행이다. 그러나 마치 직결된 것처럼 패닉 상태로 모험을 터부시 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는 안정적인 삶을 버리라는 게 아니라 자기 자신만의 모험할 가치가 있는 무언가를 말한다. 그게 작거나 큰 도전일 수 있고, 이사가 될 수가 있고 이직이 될 수도 있다.
심적인 모험은 끝나지 않았다. 일상이 무료하다 느끼는 최근 어느 시점에서 나는 나의 마음에서 모험이 기다리고 있음을 느껴봤다. 누군가에게 말을 건다거나, 마음을 정리해 본다거나, 내가 왜 그런 판단을 했는지 돌이켜 보는 것 등등 은근히 보이지는 않지만 시간을 잡아먹는 작업들이 산재해 있음을 보았다. 나만의 여정이 있음에도 무기력감에 잠시 시야가 흐려진 것이 모습이 드러나기 전의 안개와 같았다 상상해 본다.
[매일마다 짧은 글에서 우리 모두를 위한 가능성, 벽돌시리즈는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