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무슨 말을 했더라?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741

by 포텐조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칠백 사십 일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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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병원 오픈하자마자 호다닥 달려가서 처방받고 수액을 맞았다. 1시간 가량 영혼이 빠져나간 채로 누워서 맞고 일어나니 잠시 후 타 지로 달려가야만 했다. 오늘 프로그램 참여자 중 한 분이 말 씀하시듯 수액투혼!을 발휘해서 진행을 했는 데 텐션은 낮았다. 그나저나 건강 이슈는 뒤로하고 평소에 떠올리지 못했던 주제 하나가 떠올랐다. 어떤 참여자가 길게 말을 계속 하고 있는 것을 보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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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때 나는 너무 길어진다 판단하면 얄짤없이 발언을 정리해달라 말한다. 주제가 여러 개인데 주제마다 한도 끝도 없이 그 사람의 말을 모두의 시간을 할애 해 일장 연설을 듣다가는 시간도 다 가고 에너지도 다 가고 프로그램 질도 낮아지기 때문이다. 그 사람을 비추어 말이 많은 사람들에 대해 생각해보니, 조언이나 연설, 설교 등등 듣는 사람 입장으로 참여했을 때 그렇게 말을 길게하면 과연 하나라도 남았나 보니 나는 전혀 없었다.


여기서 말이 길어지는 이유 하나가 현장에서 보이는 데, 자기의 말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고 판단하고 여러 설명을 덧붙이고 자기 자신의 논리를 변호하는 것과 간결하게 끝내는 것을 불안해 하는 경우가 있다. 역설적으로 불안해 하는 사람은 몰라도 듣는 사람은 간결해서 좋고 만약에 궁금한 점이 있더라면 다시 묻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핵심 키워드만 찝어서 짧게 전달하는 게 듣는 상대에게 훨씬 인상깊게 전달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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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나도 도중에 말을 하다가도 조금 논리가 꼬인다 싶으면 다시 이야기하고 말이 길어질 때가 많다. 그런 점에서 말이 깔끔하게 떨어지길 원하지만 이야기하면 할 수록 계속 늘어지는 게 사실이다. 중요한 건 말 하는 사람은 백 날 떠들어도 상관 없을 수 있지만, 대화는 쌍방간 소통이므로 듣는 이가 점차 집중력을 잃고 멍하니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 듣는다면 좋은 대화가 될 수 없다.


말을 짧게 한다고 항상 간결함으로 보장할 수는 없지만 대게 말이 길어지면 눈빛이 초롱초롱하던 듣는 사람들의 눈이 점차 생기를 잃어가는 것은 분명하다. 듣다가 점차 멍해지게 되고 무슨 말을 하는 지 잘 모를 때가 많다. 차라리 그럴 바엔 그냥 이야기가 산으로 간다 싶으면 미리 자르는 용기가 필요하다. 이것도 진행하다보면 누군가의 발언을 자르면 혹시나 상처받을 까 싶은데, 득보다 실이 훨씬 큰 상황에서 진행자에게 반드시 필요한 진행방법이다.



[매일마다 짧은 글에서 우리 모두를 위한 가능성, 벽돌시리즈는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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