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심리] 귀찮아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822

by 포텐조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팔백 이십 이번째



alex-west-813xiLfBXE0-unsplash.jpg

월요일은 귀찮다. 주마다 돌아오는 이벤트의 날이랄까? 월요일은 "귀찮음"의 감정을 만끽하는 기념일이다. 월요일에 쉬는 박물관이나 공공시설의 직장인들에겐 월요일이 일요일과 같을 수 있지만 대다수 많은 이들의 월요일은 무언가를 시작하는 한 주다. 주말에 풀어졌던 긴장의 끈을 다시 만들고 꾸미고 외출하고 가서 무언가를 해야 하기 때문에 한 마디로 귀.찮.다.



chris-lynch-uvWgTFWXz0Y-unsplash.jpg

간만에 비 좀 내릴려나 창문을 살피니 먹구름만 살짝 쪘을 뿐, 하늘도 귀찮아 하는 것 같다. 맘껏 양껏 게으름을 피우고 싶은 날이지만 그럴 수 없는 날이니 월요병이 도진다. 퇴근 후 끙끙 앓아 눕는다. 월요일은 에너지가 많이 빨리는 날이다. 다시 긴장하며 새학기, 새로운 출근, 새로운 무언가를 하거나 낯선 어디론 가 이동을 하기 때문이다. 부은 얼굴로 밖을 나서자마자 퇴근시간이 얼마나 남았는 지 살펴본다.


귀찮음이란 감정이 많은 것을 하지 않게 만들 수 있지만 동시에 에너지를 아끼고 싶어하는 나 자신을 보호하는 능력일지도 모른다. 대다수의 일들이 귀찮음을 이겨내야 하고 귀찮음이 있기 때문에 많은 것들을 재고하거나 미루거나 아니면 아예 안하려고 한다. 이런 감정 상태를 신호라고 본다면 내가 그만큼 심적 체력이 되지 않으니 여유를 원하거나 아니면 좀 더 쉴 것을 요구하는 것일 수도 있다.



chau-le-oZ2OYOLcJ6Y-unsplash.jpg

그래서 해야할 것에 대한 귀찮음이 스물스물 마음 속에 피어난다 해도 그것에 대해 죄책감을 가지는 것은 도리어 하지는 않지만 귀찮고 귀찮지만 하지 않으면서 죄책감을 가지는 진퇴양난의 상태에 빠지게 된다. 서 있으면 앉고 싶어하고 앉으면 쉬고 싶어하듯이 사람은 편안함을 추구하고 쉬고 싶어하는 것이 당연하다. 힘들게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것을 기꺼이 처음부터 좋아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오늘 하루 귀찮더라도 그냥 귀찮음의 상태로. 이런 자연스러운 상태를 매번 거부해서 나아질 건 없다. 마음 속 한 가득 "누구는 무얼 하는 데 나도 퇴근하고 취미를 만들어야 하나?" 등등의 열심히 사는 주변 사람들을 보면서 한 주의 시작부터 맞불을 놓았다간 얼마없는 내 장작더미만 홀라당 다 타먹게 될 것이다. 저들은 저들의 삶이 있고 나는 나의 삶이 있다. 그래서 귀찮음은 내 삶의 일부다.



[매일마다 마주하는 성장일기 벽돌시리즈

당신의 좋아요, 구독은 작가에게 창작의 에너지가 됩니다.]



매일 습관 정리

습관 1 : 33

keyword
이전 04화[인문] 용병은 필요없다? 3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