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 선물을 너에게

세상의 모든 예쁜 것을 너에게 줄게~53

by 늘품

오늘은 어버이날이야.

엄마, 아빠는 연휴 기간에 미리 카네이션 바구니 들고 할머니, 할아버지 찾아뵙고 왔어.


해마다 엄마 학급은 4월부터 무려 5주 동안 <어버이날 기념 가족책 만들기> 프로젝트를 진행해.

올해도 우리 반 아이들은 온 정성을 다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가족 책을 만들었어.

부모님께 깜짝 선물하려고 신이 나서 가정으로 들고 갔단다.

가족 책을 받아보신 학부모님들은 얼마나 기뻐하셨을까?


어버이날을 맞이하여 자식으로서, 교사로서 맡은 소임을 다한 것 같아.

그런데 엄마는 자식이기도 하고 교사이기도 하고, 부모이기도 하네.

엄마의 딸, 아들은 과연 오늘이 어버이 날인 건 알고 있을까?


유치원과 초등학교에서는 어버이날 기념 활동을 하니, 유치원생, 초등학생은 어버이날을 모르고 지나갈 수 없겠지.

중고등학교에서도 어버이날 계기 교육을 실시할까?

부모님께 감사하라는 마음도 길러줄까?


자기 살기도 힘든 대한민국 중고등학생에게 부모까지 생각해달라고 하는 건 무리야.

우리 딸, 아들은 평범한 대한민국 중딩, 고딩이지.

그냥 자기 할 일이나 제대로 하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오늘 길에서 교복 입고 지나가는 학생들 20명 중 1명은 카네이션을 들고 있더라.

저 아이들이 특별한 거야.

19명은 빈손이잖아.

어버이 날인 걸 모르고 있을 거야.

우리 딸, 아들처럼.


그런데 엄마가 현관에 들어서자마자, 평소보다 훨씬 밝은 표정으로 반겨주는 우리 딸.

냉큼 내민 것은 반짝이는 황금빛 초콜릿 상자.


오~ 세상에!

딸아, 오늘 어버이 날인 거 알고 있었니?

엄마, 아빠 생각해서 초콜릿을 산 거니?

이걸 아까워서 어떻게 입속에 넣지?


카네이션을 사려고 했는데, 꽃집이 문을 닫았다고?

학원 늦게 끝나는 우리 딸이 방문하기 전에 문을 닫은 꽃집이 잘못했네.


모의고사를 못 봐서 미안한 마음을 만회하는 의미도 있다고?

높은 등급 컷이 잘못했네.


초콜릿 사느라 용돈을 탕진했으니, 졸업 사진 단체 의상비를 후원해 주어야 한다고?

비싼 초콜릿 가격이 잘못했네.


엄마는 그저 우리 딸이 어버이 날인 걸 알고 있다는 사실이 고마워.

모의고사 날임에도.

엄마, 아빠를 위해 초콜릿을 사러 간 정성이 고마워.

학원이 늦게 끝났음에도.

엄마, 아빠를 위해 피 같은 용돈을 지출한 마음이 고마워.

안 그래도 부족한 용돈임에도.


딸아~ 세상의 모든 예쁜 것을 너에게 줄게.

오늘은 딸이 선물한 반짝이는 황금빛 초콜릿을 보내본다.


지금은 희미해도 우리 딸 미래는 초콜릿처럼 황금빛으로 빛날 테지.

아무리 툴툴거려도 우리 딸 속내는 초콜릿처럼 달콤하지.


가족책 받아든 엄마네 반 학부모들도 이런 기분이겠지?

카네이션 들고 가던 교복 입은 학생의 부모님도 이런 기분이겠지?


엄마에게 감동 주는 우리 딸.

어버이날 어버이로서 행복 느끼게 해주어서 고맙다.

초콜릿보다 더 빛나게, 더 달콤하게 세상도 감동시켜 보자.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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