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요가 에세이 <생각은 멈추고 숨은 내쉬세요>
이건 좀 인정하기 싫은 이야기다. 그럼에도 이렇게 글로 남기는 이유는 이렇게 만천하에 알려야 내가 이 짓을 그만할 것이란 생각 때문이다.
'사실 나는... 돈으로 사람을 평가했...(문장을 마무리하기 싫다.)'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요가 수련을 많이 하면서 그에 상응한 많은 지출이 생겼다. 작년까지만 해도 어느 수준까지는 감당 가능했다. 그러나 지난 월급날, 내가 미리 할부로 잡아둔 금액이 쑹덩 나가면서 저금은 고사하고 허리띠 졸라매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그러다 보니 당장 요가를 계속할 수 있을지 계속 이렇게 돈을 써도 될지 신경 쓰이기 시작했다.
한번 신경이 쓰이기 시작하니 아침저녁으로 주식창을 들여다봤고 할부금을 밀렸을 때 수수료도 계산해보고, 이걸 바로 갚아 말아 마음속 실랑이를 엄청 했다. 그러면서 불안해졌고 엄청난 피로감을 느끼게 되었다. 이런 신경 쓰임을 계속해서 나를 괴롭혔고 결국 이걸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되겠단 생각이 들었다.
대체 이게 무슨 일이람. 나는 요가 클래스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 앉아 심호흡을 몇 차례 했다. 돈에 왜 이렇게 집착하게 되었는지 곰곰이 돌이켰다. 그리고 내가 알게 된 것은 이렇다.
나는 돈이 없으면 환영받지 못할 것이라는 걱정을 했다.
나에게 있어 이건 깜짝 놀랄만한 문장은 아니다. 어린 시절 우리 집은 장사를 했다. 나는 알게 모르게 어떤 사람들이 부자고 아닌지를 알았다. 다른 동네에 비해 부자 동네에서는 장사가 잘되었고 손님들의 가격 흥정도 덜 했다. 그래서 늘 부자 동네를 선호했다.
취업을 하고 나서 내가 가장 먼저 한 일은 세일즈다. 마찬가지로 돈 많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세일즈는 비교적 수월했다. 그 반대의 경우, 사람들의 불만도 많고 이런저런 혜택에 대한 내용도 꽤나 민감하게 처리해야 했었다. 그런 경험 때문에 나는 멤버십 등급이 높은 사람들이 더 좋았다. 뭐가 어쨌든 그런 사람들을 상대하는 게 덜 피곤한 일이었다.
그래서 내 무의식 속에는 늘 돈을 많이 갖고 싶다는 마음과 더 나아가 돈이 많아 늘 환영받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던 것 같다. 나는 이런 관념을 가지고 있었다.
부자 = 돈이 있다 = 환영받는다.
나 = 부자가 아니다 = 돈이 없다 = 환영받지 못한다.
이렇게 고정된 관념으로 나는 돈이 없는 상황 때문에 환영받지 못할까 봐 걱정을 했다. 사실 돈이 많은 사람들이 꼭 환영받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할부금은 갚으면 되고 돈이 없으면 요가를 좀 쉬었다 해도 되는 것을 나는 일어나지 않은 일로 스스로를 괴롭히고 있었다.
이런 고정 관념은 내가 그 간 어떻게 사람들을 대해왔는지 알 수 있는 것이기도 했다. 결국 내 머릿속에 저런 논리가 생긴 것도 내가 그간 그렇게 행동해 왔기 때문이다.
처음으로 돌아가 다시 고백하자면 그동안 나는 돈으로 사람을 평가해 왔다.
나는 돈 있는 사람을 더 대단하게 생각하고 환대했음, 그리고 나 또한 그렇게 되고 싶어서 안달했음을 인정한다. 그러나 이런 생각은 잘못된 고정관념에 지나지 않았으며 앞으로 나는 돈이 아닌 더 중요한 것으로 사람을 바라볼 것이라고 약속한다. 또 남들의 환영을 바랄 것도 아닌, 내가 나를 환대할 것도 약속한다.
다음 번에는 이런 문장을 쓸 수 있게 되길 바란다.
나는 돈으로 사람을 평가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