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요가에세이 <생각은 멈추고 숨은 내쉬세요>
4달간, 클래스를 하면서 날마다 해야 하는 숙제가 있었다. 그건 100배였다.
맨 처음 100배를 알았을 때 종교인도 아닌 내가 스님들처럼 이걸 해야 하나 싶기도 했다. 그러나 그건 너무 고정관념에 깃든 생각이었다. 불교 신자만이 아닌 가톨릭에서도, 이슬람에서도 개인 수련을 위해 비슷한 자세를 한다. 신을 섬기기 위한 용도만으로가 아닌 자신의 몸을 깨우고 정신을 깨우기 위해서 절을 한다는 것이다. 절을 하면서 내면을 깨우고 온전한 몸과 마음을 만든다는 것은 종교를 막론하고 또 시대를 막론하고 필요한 일이다. 그 점에서 지극히 요가적이다.
어쨌든 나는 4달간 아침에 일어나 바로 100배를 실천했다. 처음에는 정말 죽을 것 같이 싫었다. 100배라는 말만 들어도 뒷걸음질치고 싶었다.
첫 10배를 하면 앞머리가 앞으로 흘러 눈을 찌렀다. 그래서 그 핑계로 잠깐 멈추면 이내 방이 너무 덥고 또 물 한 잔이 필요하다는 핑곗거리가 온통 머릿속에 생겨났다.
이런 내 머릿속 생각들을 기꺼이 받아들이며 초반 30배는 최대한 나를 달래면서 절을 했다. 그러고 나면 50배. 이쯤 되면 절반을 했다는 성취감이 생긴다. 가끔 50배를 하고 멈추기도 했는데 특히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는 50배 하고 호흡을 한 두 차례 가다듬어 줬다. 그러면 절반을 완주하기 훨씬 수월했다..
이어 70배 정도가 되면 거의 끝난 것이나 다름없었다. 이전에는 계속 헛생각과 부정이 스멀스멀 올라오는데 70의 카운트를 새면 의식적으로 이때부턴 생각을 비우는데 집중하게 된다. 얼마 안 남았다는 생각에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10-9-8-7' 하면서 100까지 도달할 때, 엄청난 성취감을 느낀다. "그래, 오늘도 난 100배를 했어."
이전에 나는 자기 계발 서적을 정말 많이 읽었다. 수많은 책들이 꼭 언급하는 것 중 하나는 성취감이다. 그 전까지만 해도 나는 성취감을 피상적으로 받아들였다.
할 수 있다는 말처럼 좋은 게 어디 있겠어. 그런데 아는 것을 실천한다는 건 완전히 다른 일이다.
같은 내용의 자기 계발서가 계속 출판되고 또 인기를 얻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우리는 아는 것도 쉽게 실천하기 어렵다. 그리고 사람들은 단지 안다는 것만으로도 마치 그걸 해낸 것처럼 뿌듯해한다. 그러나 실제로 행동하지 않는다면 그건 아무런 변화도 만들어 낼 수 없다.
출근 전, 100배를 하면서 나는 '할 수 있다'를 말로만 하지 않고 직접 이뤄냈다. 그전까지는 지겹도록 알고 들었던 말을 몸으로 직접 해봤다. 당연히 100배를 하며 큰 성취감을 얻었다. 또 날마다 이 루틴을 실천하며 부정적인 마음을 한번 정리할 수 있다.
4달 간의 코스가 끝나고 더 이상 나에게 날마다 바우를 하라는 사람이 없지만 나는 앞으로도 이 루틴을 이어나갈 생각이다. 실천을 하면서 더 나은 나롤 성장을 해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