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호> 모든 것이 나의 선택

포텐셜리스트 '써니'님

by 김초롱
"저는 얼마 전 서른을 마주한 평범한 한국인이에요."
써니는 겸손한 어투로 간결하게 자신을 소개했다.
그런데 나는 써니에게 붙이고 싶은 수식어가 많다.
요리를 사랑하는 사람, 여행 블로거, 공연기획자, 힙합댄서 그리고 로맨티시스트.


써니와 나는 회사에서 알게 된 사이로 우리는 서로 연애상담을 해주다가 친해졌다. 당시에 써니는 공연기획 일을 담당하고 있었고 퇴사하기 전까지 여러 편의 연극을 무대에 올렸다. 다른 예술문화단체에 비해 비교적 안정적이고 인지도가 있던 자리였기 때문에 그녀가 퇴사를 결심했을 때, 주변 사람들은 적잖이 충격을 받았다.

써니가 회사를 그만두고 세계여행을 준비하던 때, 우리는 카페에서 잠깐 만났다. 그때 나눴던 대화가 일부 기억난다. 나는 써니에게 퇴사를 결심한 이유에 대해 물었다.


'안정적인 직장생활을 계속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렇지만 나는 아직 20대이다. 60세가 될 때까지 한 회사에서 일할 엄두가 안 난다. 나는 앞으로 할 수 있는 것이 많고 배워야 할 것도 많다. 그동안 못했던 것을 먼저 해보고 싶다. 그래서 혼자 세계여행을 하려고 한다. '

그렇게 써니는 한동안 돌아오지 않을 것처럼 여행을 떠났다. 일 년 가까이 지났을 때, 한국에 잠깐 들른 써니를 만났다. 그녀는 뜻밖의 소식을 전해주었다. 바로 프랑스 요리학교에 다니게 되었다는 소식이었다.

그 이후 써니의 SNS에는 가끔 올라오던 공연 포스터를 대신해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도는 요리 사진이 업데이트되었다. 정장 차림이 아닌 조리도구를 들고 있는 모습이 점점 더 자연스러워 보였다



가장 기억에 남는 도전이 있다면 무엇인가?

너무 뻔한 답이겠지만 '퇴사'가 아닐까. 퇴사를 장려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나는 퇴사라는 선택을 통해 많은 것을 얻었다. 사실 퇴사하기 전에는 내 인생에 대한 가치관이 제대로 정립되어 있지 않았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의 의견에 흔들리고 쉽게 불안해졌다. 그때로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다.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자신의 길을 잘 찾아가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퇴사를 선택했고 이 경험을 통해서 내 삶의 가치를 깨닫게 되었다.

지금은 어떤 것을 선택할 때 내 삶의 우선순위를 한 번 더 생각한다. 새로운 것을 시작할 때도 마찬가지이다. 지금 하는 도전이 내 삶의 본질과 가까운 것인지, 오랫동안 내가 지속할 수 있는 것인지, 그리고 이 도전이 나에게 의미가 있는지를 생각한다. 그것이 가장 중요하다.


써니는 회사를 그만두고 여행을 하면서 삶의 방향에 대해 많이 고민했다고 한다. 인터뷰에서 말한 것처럼 그녀는 삶에 대한 자신만의 확고한 기준이 생긴 것으로 보였다. 사회적인 트렌드나 순간의 감정에 휘둘려 내린 결정이 아닌 자신만의 기준에 따라 도전에 임할 때, 가장 자기다움을 발휘할 수 있지 않을까.

새로운 도전으로 요리를 선택한 것은 주변 사람이 보기에 의외의 결정이었을지 몰라도 그녀 자신에게 있어서는 가장 자연스러운 선택이었을지도 모른다.



10만 원을 가치 있게 쓰는 방법은 무엇인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토요일에 우리 집에서 모이자’라고 메시지를 보낸 뒤 어떤 음식을 만들지 고민한다. 그리고 음식 재료와 그릇, 꽃을 사는데 돈을 쓸 것이다. 집을 좀 치우고 꾸민 후, 홈파티를 열면 너무 좋을 것 같다.

요리에 각별한 애정을 품고 있는 써니는 음식을 만들어 ‘나누어 먹는다’에 큰 기쁨을 느끼는 것 같았다. 어쩌면 그녀는 월간포리가 소개한 포텐셜리스트 중에서 가장 로맨틱한 사람일지도 모른다. 다음의 답변을 보자.


(돈, 일과 관계없이) 앞으로 해보고 싶은 도전이 있다면?

좋은 아내가 되는 것,

좋은 엄마가 되는 것,

좋은 딸이 되는 것

그리고 좋은 어른이 되는 것이다.


귀여운 미소로 긍정적인 에너지를 마음껏 발산하는 써니에게도 스트레스가 있을까? 스트레스를 해소를 위한 노하우가 있는지 물었다.

(써니) 나는 목적 지향적인 성향의 사람이다. 그래서 스트레스를 받을 때 나를 가슴 뛰게 할 어떤 것을 찾는다. 그럼 또 그것에 매료되어서 스트레스가 있었는지조차 잊어버린다. 나의 스트레스 해소법은 진짜 간단하다.

‘유튜브에서 새로운 메뉴를 찾아 직접 만들어 보기!’

써니는 고민에서 벗어나 새로운 것에 집중하면서 스트레스를 잊는다. 이외에도 매일 아침 기도를 하면서 자신의 고민과 불안함에서 벗어난다고 했다. 그녀는 자신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준 책으로는 ‘성경’을 택했다. 고전이자 역사서이며 아름다운 문학책으로, 혼란스러울 때마다 삶의 본질과 아이덴티티에 대한 명확한 답을 제시하는 길잡이라고 말했다.


친구들에게 ‘걸 크러쉬’라고 불릴 만큼 힙합댄스를 잘 췄고 5년 간 일한 직장을 떠난 뒤, 세계를 돌아다니며 여행기를 남기다가 지금은 ‘요리’라는 도전을 통해 새로운 인생을 만들고 있는 써니. 앞으로 그녀의 인생을 얼마나 더 재밌어질까.


마지막으로 진로를 고민하는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무엇인가?

각자의 상황이 다르고 궁금한 것이 다르니 내가 섣불리 조언할 수는 없을 것 같다. 하지만 대학교를 갓 졸업한 20대 초반의 나에게 조언을 한다면, 그리고 지금 나 스스로에게도 계속 상기시키는 것은, 모든 것이 나의 선택이라는 것이다.

선택한다는 것은 엄청난 자유이면서 동시에 책임이다. 모두가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의 실체가 정말 존재하는지 생각해보고 그것이 왜 중요한지 나에게 되물어보길 바란다.

때때로 우리는 어떤 결과가 자신의 선택에 의한 것임을 모른 채 ‘떠밀려’ 결정한다고 믿는다. 그러나 모든 것은 내가 선택하는 것이다.

그리고 잘못된 선택을 했더라도 패닉에 빠지지 말고, 모든 것을 내 삶에 도움이 되는 쪽으로 모든 것을 활용하면 된다. 사람은 완벽하지 않은 존재니까, 누구나 실수할 수 있다. 나 들으라고 하는 말이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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