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요가 에세이 <생각은 멈추고 숨은 내쉬세요> 8화
요즘 시대 운동을 하는데 비용이 만만치 않다.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운동이 헬스인데 코로나 상황 속에서 다니는 것이 쉽지 않을 뿐더러 깨끗하고 시설이 신식이라면 등록비가 비싸다. 프로모션을 하는 헬스장도 어느 정도 기간 약정을 걸어야 월에 3만 원이라는 착한 가격을 적용해 지불할 수 있지만 그게 아니라면 보통 한 달에 십만 원 단위의 비용을 생각해야 한다.
요가도 마찬가지다. 요가를 배우려고 했을 무렵, 회사 근처에 많은 요가원이 있었지만 결국 나의 기준은 스케줄과 비용이었다. 평소 검소한 소비 습관을 지향하는 나는 인스타그램에 자랑할만한 예쁘고 화려한 모습보다는 합리적이고 좋은 커리큘럼이 우선이었다. 그리고 내 형편에 부담스럽지 않을 만한 비용이어야 했다.
한창 내가 운동을 위한 지출에 민감했을 때, 내 주변 사람들은 이런 조언을 해주었다. "요즘 같은 시대에 원하면 뭐든 배울 수 있지 않아? 나도 가끔 요가 소년 보면서 따라 하는데 그거 해봐." 사실 나도 그것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요가 소년도 몇 차례 봤을 정도로 좋아한다. 그런데 나의 경우에는 유튜브로 요가를 배우기가 힘들었다.
왜냐면 유튜브에는 '스킵'할 수 있는 기능이 있기 때문이다. 힘든 동작이 나오면 내 머릿속에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자.'라는 참 알맞은 아이디어가 떠오른다. 매우 자연스럽게 내 손가락은 스킵 버튼을 누른다. 스킵으로 가기도 전에 옆에 관련 동영상이 별안간 뜨면서 어제저녁 보다 멈춘 '놀면 뭐하니' 하이라이트가 나를 기다리고 있다. 그래서 나는 갑자기 요가를 하다 말고 지난 예능 프로그램을 살피게 된다.
아무리 내가 강단이 있고 꾸준히 무엇인가를 할 수 있는 장점을 가졌다 할지라도 이런 유혹을 뿌리치기는 너무 어렵다. 특히 내가 한 번도 해보지도 않은 요가 자세를 영상에서 보여줄 때, 나는 '이건 해본 적이 없는데'라는 생각으로 내가 하기 쉽고 익숙한 동작만을 하게 된다.
유튜브로 요가를 하다 보면 관성의 법칙에 따라, 익숙한 패턴이 아니면 시도하지 않고 넘어가버리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내가 관성에 이끌릴 때, 나를 더 고무시켜줄 만한 어떤 동기가 유튜브에는 없다. 요가 선생님도, 같이 수련하는 사람도, 심지어 내 모습을 마주할 수 있는 거울도 없다. 물론 누군가에겐 이 모든 것이 핑계일 수 있으며 어쩌면 홈트로 꾸준히 요가를 해 너무나 좋은 몸을 가지고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나의 경우에는 스튜디오가 아닌 영상만으로 요가를 하기에 어렵다. 막상 한다고 해도 뭔가 제대로 한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나는 좋아하는 것을 꾸준히, 제대로 해보고 싶어서 스튜디오로 발걸음을 옮긴다. 요가원을 다니기 위해 지출한 비용은 나를 자극하는 매개체이다. 요가를 하면서 나는 투자한 만큼 얻게 된다는 것을 배웠다. 단순 금전적인 투자가 아닌, 시간과 노력에 대한 투자도 포함된다. 날마다 그렇게 나는 나를 위해 에너지를 투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