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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찌니 Mar 01. 2023

기브 앤 테이크에 대하여...

2023.02.28 45번째 일기

To. 찌니님

요즘은 Give and Take에 대해서 종종 생각해보고 있어요.

저는 제가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베풀어주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나와 매우 친밀한 관계인 경우 더더욱 그렇고, 그 정도의 관계가 아니더라도 기본적으로 호의를 베푸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무언가를 해주고, 그사람도 내 마음처럼 잘해주기를 기대하는 마음이 컸던 것 같아요. 지금은 사람과의 관계가 제 마음처럼 상대방도 동일하게 움직여지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기에 저의 호의만큼 돌아오지 않더라도 전처럼 서운한 기분은 들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다만 사람이다 보니, 종종 아쉬운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무언가 작은 것을 해주었을 때 눈이 반짝거리고 큰 리액션과 감동을 표현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도무지 마음을 알 수 없는 사람도 있거든요. 이런 경우에는, 저에게 더 마음을 표현하는 사람에게 제가 해줄 수 있는 많은 것들을 주고, 그만큼의 행복을 느끼면 된다고 생각하긴 해요.


찌니님은 리더로써 많은 팀원분들을 이끌어보셨잖아요. 리더의 경우 모든 팀원들의 성향을 각각 개별화해서, 그 팀원에 맞게 대응해주는 것이 맞을 것 같은데, 아무래도 그 중에서도 좀 더 찌니님을 잘 따르고 표현이 좋은 사람이 있는 반면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었을 것 같아요.

오늘 친구와도 이야기를 했는데, 사람은 감정의 동물이잖아요. 찌니님도 그렇게 잘 따라주고 반짝거리는 반응을 해주는 친구들에게 더 많은 것을 신경써주고 싶으셨을 것 같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더로써 적절한 밸런스의 조절을 하셨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이런 밸런스의 조절을 어떻게 하셨는지가 궁금해요!




To. 낮잠님

회사 안에서 발생되는 관계에서는 기브 앤 테이크에 감정을 담으면 피곤해질 거에요. 회사 공과 사가 함께 엮이는 장소다 보니, 그 선을 잘 관리하지 않으면 괜한 오해가 생기거든요. 그래서 공사 구분이 제일 중요해요.


오히려 저는 업무 시의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는 상당히 감정에 고저 없는 태도를 보이기도 하고 약간은 무미건조하고 차가운 편입니다. 그래서 간혹 회의하다 보면 AI 같다는 이야기도 듣습니다만(웃음), 결과적으로는 그렇기에 구성원들이 제 감정을 살피는 게 아니라 제 피드백에 더 집중하게 되는 것 같아요.

물론 친절하고 다정한 모드로 감정에 고저 없는 태도를 유지할 수도 있겠지만, 그런 건 저한테는 피곤한 일이라서요. 계속 그 친절하고 다정한 감정을 유지해야 하는데, 업무가 엮이는 상황에서 냉정한 이야기를 전하지 않기에는 제 성격상 어려울 것 같거든요. 저는 칭찬도 확실하게 지적도 확실하게 하는 편이라서요.


물론 그래서 저랑 안 맞는 사람들도 있을 수도 있어요. 감정적으로 챙겨주고 그런 걸 좋아하는 사람도 있으니까요. 근데 제가 그걸 잘하는 사람은 아니어서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저의 업무 공사 구분에 대해 미리 양해를 구하는 거에요. 

그래서 저는 번거롭더라도 항상 새로운 구성원들에게 미리 이야기 합니다. 제가 업무적으로는 감정을 최대한 걷어내고 커뮤니케이션 할 거니 오해하거나 서운해 하지 않았으면 한다구요. 이렇게 이야기 하고 동의를 구한다고 모두 OK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미리 양해를 구하면 서로 오해할 여지가 줄어들기는 해요.


그리고 이렇게 지내다 보면 분명 더 반짝거리고 애정이 가는 친구들이 생기는 게 당연하죠. 그런 친구들은 회사 밖에서 챙깁니다. 낮잠님도 그런 애정을 받은 친구 중 한 사람이니 제가 업무 외의 공간과 시간에서 본인을 어떻게 챙겼는지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회사 안에서나 업무 중일 때는 주의하는 게, 제가 특히 힘이 있는 위치에 올라갈 수록 제 행동에 의해 누군가에게 힘이 실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괜히 예쁨 받는 사람도 질투의 대상자가 되어서 피곤해 질 수도 있는 거구요. 하지만 저도 사람이니까 마음이 가는 사람은 챙기고 싶고 애정을 주고 싶고 하니 회사 밖에서 업무 시간 외에 저 나름의 방식으로 애정을 주는 거랍니다.


물론 제 행동이나 판단이 정답은 아니에요. 하지만 저는 앞에 말씀 드린 저의 방식들로 다양한 구성원들과 좋은 관계로 일로도, 개인적으로도 즐겁게 함께 할 수 있던 경험이 축적되어 있기에 이런 해결 방안도 있다는 추천을 드려봅니다.


※ 이 글은 찌니와 낮잠이 공동으로 쓰고 있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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